코로나19 사태로 韓성장률 2% 미만 전망…수출·내수 타격 본격화

성장 두축 내수·수출 위축…실물경제 타격 현실화
노무라 0.5%·모건스탠리 0.4%까지 떨어질 수 있다
中성장률 1%p 하락시 韓 성장률 최대 0.22%p↓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21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코로나19 금융권 대응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2%에 못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고 실물경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충격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42개 해외 경제연구기관·투자은행(IB) 등으로부터 집계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보면 5개 기관이 1%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캐피털이코노믹스, 노무라증권, 모건스탠리 등의 최신 전망까지 포함하면 최소 8곳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ING그룹은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ING그룹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했지만 두 달 만에 0.5%포인트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성장률을 2.2%로 봤다가 1.8%로 내렸다. 로이드 챈 옥스퍼드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발병은 중국 경제활동에 근본적인 충격을 안겼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공급 사슬 붕괴를 가져올 것이고 중국과 경제적 연결고리가 강한 한국의 수출 전망을 꺾을 것”이라며 성장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망을 그대로 유지해 1.8%를 제시했다. IHS마킷과 소시에테제네랄은 각각 1.9%를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달 14일 블룸버그 집계까지만 하더라도 2.1%의 성장세를 점쳤지만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8%로 전망치를 낮췄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봉쇄 조치를 6월 말까지 이어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한국의 성장률이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시나리오별로 나눠 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따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최대 1.7%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의 기존 전망이 2.1%였던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0.4∼1.3%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과 외환위기 국면이었던 1998년(-5.5%),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을 제외하고 2%를 밑돌았던 적이 없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최대 0.2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전망도 나왔다.

 

예정처는 ‘경제·산업동향 & 이슈’ 보고서에서 최근 20년간 양국 경제 성장 사이에 성립해 온 상관성을 토대로 중국 경제성장률의 1%포인트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코로나19가 주요국으로 확산해 세계 무역과 성장이 위축되는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 내수 위축으로 작년 기준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25.1%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 감소가 예상되며, 자동차 산업 등 중국에서 부품을 수급하는 주요 제조업의 생산 감소와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예정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방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지출 감소, 산업생산 위축 가능성이 높은 상반기에 적시성 있는 재정 집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