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상장법인의 단기 실적 악화와 승계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최정욱 공인회계사

# 남동공단에서 금속 기계 부품을 제작하는 A씨(63세)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 열흘이나 공장을 운영하지 못했다. 중국산 부품 공급 불안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중국산 부품 공급은 안정됐지만, 해외 수요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A씨는 불확실성은 있지만 해외 경제상황이 나아지는 경우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 예상하며 버티고 있다. 한편 A씨는 자녀에게 법인을 승계하고자 했으나 예상보다 큰 세금으로 인해 승계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었다. A씨는 현재 법인의 실적 악화가 승계와 관련된 세금과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궁금하다. 

 

법인을 자녀에게 승계하기 위해선 법인이 발행한 주식을 자녀에게 이전해야 한다. 법인이 발행한 주식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으므로 재산적 가치를 가진다. 이를 무상으로 이전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부과되고, 매매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매매의 경우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을 양도하고, 그 대가를 부모가 자녀로부터 받아야 하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승계가 아니며, 등가교환에 해당하여 본 글에서는 논하지 않도록 한다. 

 

증여세는 증여하는 재산가치에 증여세율을 곱해 산정되는데, 비상장법인이 발행한 주식은 그 가치가 분명치 않아 세법에서 정한 방식으로 평가한다. 일반적인 비상장 법인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로 가중 평균해 평가액을 산정한다. 순자산가치는 재무상태표상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차감한 가액으로 이해하면 되고, 순손익가치는 세법에서 정한 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법인의 소득금액으로 산정된다고 보면 편하다. 

 

위 사례와 같이 법인의 매출과 소득금액이 감소하면 상증세법상 비상장주식가치는 감소해 증여세가 감소한다. 하지만 이를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증여하라는 것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순손익가치는 증여일 이전 3개 사업연도의 법인 소득금액을 사용하므로, 2020년도 실적악화에 따른 소득금액 감소가 주식가치에 반영되는 시기는 2021년이기 때문이다.

 

법인의 소득금액과 주식가치 변동을 살펴볼 때 순자산가치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이 산정한 주식가치가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은 경우에는 순자산가치의 80%로 주식가치를 평가해 증여세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법인 명의 부동산이 있는 경우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인해 순자산가치의 80%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법인 승계를 고민하는 경우에는 주식가치 감소 폭을 확인해야 한다. 

 

법인의 자산 중 토지와 건물의 합계액이 80%이상인 경우나, 주식의 가액이 80%이상인 법인, 사업개시 후 3년 미만인 법인의 경우에는 순자산가치 100%로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므로 법인 매출감소와 주식가치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또한 법인의 자산 중 토지와 건물의 합계액이 50%이상인 경우에는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2와 3의 비율로 가중평균 하도록 하고 있어 매출감소에 따른 비상장주식가치 감소폭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승계하고자 하는 법인이 어떠한 상황인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한편 승계대상 비상장주식이 매매된 경우가 있다면 과세당국은 일정 요건에 따라 비상장주식을 매매사례가액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승계전 매매사례가액 존재유무와 그 가액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주식의 승계와는 별개로 자녀가 법인의 경영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상법상 대표이사 변경 절차에 따라 대표이사를 자녀로 변경해야 한다. 대표이사는 법인으로부터 급여를 받지만 그 반대급부로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산적 가치를 가지는 주식과 구별되며, 세법에서도 자녀가 대표이사로 등재되더라도 등기와 관련된 세금을 제외하고는 부과되는 세금은 없다.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최정욱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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