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확대하는 은행권

사진설명: 최근 지속가능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 이른바 ‘착한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ESG 경영’이 주요 금융회사들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주요 금융회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후환경 변화 등에 대한 의무와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와 맞물려 국내 은행들의 ESG 채권을 통한 유동성 확보 시도도 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및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개념이다. 한 예로 삼림 파괴 및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기업에 투자를 기피하는 건 대표적 ESG 실행 사례 중 하나다. 반대로 임팩트 투자를 늘리는 건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ESG 투자 실현의 한 방법이다. 

 

우선 은행권에선 ESG 경영을 위한 조직 개편이 눈에 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환경 보호·사회적 책임 등을 모두 포괄하는 ESG경영을 속도감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처다. ESG위원회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사내 및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데, 위원회는 그룹 ESG전략 및 정책 수립과 ESG추진 현황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그룹 ESG경영에 대한 최고의사결정을 맡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기획그룹 내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했다. 사회와 지역 공동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해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치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환경, 고용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내에서 ESG 채권 발행도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목적으로 5000만 달러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같은 달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000억 원, 25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찍었다. 지난달엔 국민은행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000억 원 규모의 사회적채권과 5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산업은행은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1조 원의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중소기업 지원·고용안정 등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목적의 채권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 규모는 30조 달러를 넘어섰다. 주요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가들도 ESG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추세다. 한 예로 글로벌 투자회사인 피델리티는 자체 지속가능성 등급을 개발해 지난해 6월부터 모든 투자 프로세스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올해부터 주식 패시브운용에 ESG 투자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몇 년 간 비재무적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확대돼 온 ESG 투자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시되면서 그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국내 금융권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여신금융포트폴리오 계획 시 투자 관리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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