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밀어내기 분양 중… 8월 ‘전매 제한’ 뭐길래

6월 중 서울에서만 총 1만231가구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오는 8월 전매 제한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일제히 밀어내기 분양을 쏟아내고 있다. 직방 조사 결과 이 달 중 71개 단지, 총 6만6364세대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절반가량인 3만6388가구가 수도권에서 분양되고 있으며, 경기도가 1만8416가구로 가장 많다. 서울시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동),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고덕강일8단지(강일동)과고덕강일14단지(상일동), 롯데건설의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자양동)와 길음역세권롯데캐슬트윈골드(길음동), 삼성물산의 래미안엘리니티(용두동) 등 총 1만231가구가 분양됐다.

 

이처럼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전매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다. 오는 8월부터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 분양권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강화된다. 오는 7월 29일부터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전매는 신규 주택에 대한 분양권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는 행위다. 여기서 분양권은 아직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크게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조합원이 갖게 되는 입주권과 청약을 넣어서 분양을 받게 된 사람이 갖는 분양·입주권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시행되는 전매제한은 조합원의 입주권이 아닌 청약 담청자의 분양·입주권을 대상으로 한다.

 

그동안 분양권 전매는 분양권을 획득한 뒤 비싸게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일부 투기세력에 의해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팔린 아파트는 시세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정부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민간택지에서 2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당첨자 4명 중 1명이 전매제한 기간이 끝난 지 단 6개월 내에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연초 계획됐던 분양이 연기되고, 건설사들이 규제 시행 전 물량을 공급하려고 하면서 분양 실적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8월 이후부터 전매 제한과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청약 대기자들의 불안심리가 더해져 청약시장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지방광여깃 등에선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이 거의 남지 않아 청약 진입장벽이 낮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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