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집값 잡으려면 투자처 다양하게 해줘야

증권시장 매력 낮출수록 돈은 부동산으로만 쏠려

안재성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기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금융세제 개편안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주식 양도소득세제의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뿐 아니라 정부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증권시장의 매력이 떨어질수록 돈은 부동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 달 새 ‘6.17 대책’과 ‘7.10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임대차 3법까지 준비하는 등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거듭해서 역효과만 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간한 ‘그린북 7월호’에 따르면 6월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1% 올랐다. 5월(0.14%)보다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6월 전세가격 상승폭(0.26%)도 5월(0.09%)보다 커졌다.

 

집값 및 전세가격 오름세는 7월에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 아파트 주거비용이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뛰어 6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전주 대비 0.13% 올랐다. 55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주(0.10%)보다 상승폭도 확대됐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에도 집값과 전세가격이 잡히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로 풍부한 유동성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까지 내려가면서 시중에는 유동성이 넘치고 있다. 이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주식 양도세 부과는 유동성의 부동산 쏠림을 더 부추길 위험이 높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대주주가 아닌 개인투자자에게도 주식 양도세를 물리겠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주식의 매도 차익이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세율 20%(3억원 초과분에는 2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또 주식 양도세를 월 단위로 원천징수하기로 했다. 매달 누적 수익을 계산해 2000만원이 넘으면 다음달에 세금으로 일단 걷어가기에 투자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이익을 봐서 세금을 낸 뒤 나중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미리 납부했던 세금을 환급 받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며 “이는 과세 간소화라는 세정당국의 방침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물론 증시가 호조세라고 해서 부동산이 안정화된다는 법은 없다. 증시와 부동산이 같이 상승하거나 같이 둔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 양도세 등 증시의 매력을 낮추는 행위는 결국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흐르도록 유도할 위험이 높다. 이는 곧 집값과 전세가격의 상승세로 연결된다.  

 

정부가 진정 집값을 잡고자 한다면, 우선 자본시장의 매력을 높여 투자처를 다양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식 양도세 도입 시기를 연기하거나 과세 기준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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