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 통한 ‘동반 상승’ or 우회전략 통한 ‘잠식’… ‘뜨거운 감자’ 네이버파이낸셜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파트너십을 통한 동반 상승일까, 우회전략을 통한 잠식일까.’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업 진출 전략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보험과 대출을 통해 금융업계 진출의 교두보를 차곡차곡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을 출시한 데 이어 미래에셋캐피탈과 협력해 네이버스마트스토어(온라인 판매 시스템)에 입점한 중소판매자(SME)을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연내 자동차 보험료 비교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손해보험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은 보험과 대출을 시작으로 증권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사업까지 영역을 점차 확장할 것”이라며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네이버의 진출에 금융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네이버가 가진 대형 플랫폼과 디지털 기술력이며, 이안에 무한한 잠재력과 파괴력이 숨어있다고 분석한다. 각종 금융상품을 검증받은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까지 나온다는 이야기다. 금융위원회의 ‘디지털금융 종합 혁신방안’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카카오와 더불어 ‘빅테크’의 금융계 진출은 시장 최대 이슈이다.

 

그런데 네이버는 카카오와 다른 길을 걷는다. 카카오는 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카카오 뱅크, 카카오 페이 등 직접 운영에 나선다. 그러나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기존 금융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판매 중계자 역할만 한다.

 

고민은 여기서 시작한다. 여신회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대손충당금, 레버리지 비율 등을 엄격하게 규제받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중계자 역할만 하면서 금융 규제를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최근 내놓은 SME 대출 역시 미래에셋캐피날의 대출모집인일 뿐이다. 따라서 은행과 캐피털사가 받는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근 논란이 일어난 자동차 보험 판매 수수료와 광고료 상한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금융계는 “규제 적용의 형평성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라며 “이대로라면 기존 금융사와 금융업계에 진출하는 빅테크의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모든 상품에 대해 금융위와 논의할 것이며, 법과 제도적으로 문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정정당당하게 사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좋은 파트너와 협력해 고객에게 더 필요한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기존 금융사와의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규제를 피할 갈 수 있는 요소는 충분히 있다”라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겠지만, 금융 규제에 대한 형평성은 계속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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