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마카의 시대’… 늘어나는 빚, 괜찮을까

3년간 20·30대 신규 개설 마이너스통장 62조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마통(마이너스통장)’과 ‘마카(마이너스 카드)’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20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면서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까지 마이너스통장 한도액과 이용액이 20~30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국민의 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최근 3년간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개설 현황'에 따르면 2017~2020년 7월 20·30대가 신규 개설한 마이너스통장 한도액은 62조4056억원(계좌 수 123만 2123건)에 달했다.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흐름이다. 2017년 15조8659억원에서 2018년 15조9281억원, 2019년 16조4105억원으로 올랐고, 2020년은 7월 기준 벌써 14조2011억원에 도달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같다. 8일 기획재정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20대 이용 차주는 1만4245명으로 전체(2만4997명)의 57%에 달했다. 특히 신규차주에서 4978명으로 전체(1만1643명) 42.8%를 차지했다.

 

20대의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 역시 대부분의 연령대가 감소세인 것과 달리 20대만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대출잔액은 50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611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1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마이너스통장뿐만 아니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까지 대출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마이너스카드가 속속 재등장했다. 지난 8월 우리카드는 연 4.0~10.0% 금리에 최고 1억원까지 가능한 '우카 마이너스론'을 선보였다. 롯데카드 역시 지난달 최저 연 4.95% 금리의 최고 한도 5000만원의 마이너스 카드를 출시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취업문은 좁아졌고,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생활비가 필요한 청년들이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대출 시장에 손을 내밀고 있다. 또한 주식 투자 및 부동산 취득 열풍에 20∼30대가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 등의 신조어까지 생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이나, 카드 등은 소액이라도 20대가 체감하는 금리는 높다. 상황 부담이 클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장혜영 의원도 “청년세대가 증권사 신용융자,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등으로 몰리는 상황은 결코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실태 조사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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