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높은 수익률로 존재감 넓혀

ESG 펀드의 3분기 수익률이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내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지속가능한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표로 하는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펀드가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최근 내놓은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리뷰에서 3분기 한국의 ESG 펀드 순자산 규모가 7억5700만달러(약 8429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고 집계했다. 3분기 중에만 1억7700만달러(1970억원)가 순유입됐고, 자산가치 상승 등을 더한 순자산 규모는 전 분기 대비 47% 급증했다.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와 9월 신규 설정된 ‘NH-아문디 100년기업 그린코리아’ 펀드가 3분기 중 자산 순유입에 기여했다고 모닝스타는 분석했다.

 

ESG는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 및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모닝스타 분류에 따른 전 세계 ESG펀드 총자산(1조2580억 달러·1408조원)과 비교하면 국내 ESG 펀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ESG 펀드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최근 일부 국내 주식형 ESG 펀드의 눈에 띄는 운용성과는 ‘ESG는 투자성과가 낮다’는 시장의 편견을 깨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의 경우 13일 현재 최근 1년 수익률(A1클래스 기준)이 38.0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7.50%)을 크게 웃돌았다. KTB ESG 1등주 펀드도 같은 기간 32.35%의 수익률(이하 A클래스 기준)을 냈고 우리G액티브SRI증권(29.12%),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27.25%), 한화코리아레전드책임투자(24.28%) 등도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ESG 펀드는 평균적으로 성장주와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올해 국내 주식시장 환경이 성장주에 우호적이었고 종목 간 수익률 편차가 커 중·소형주에 유리한 국면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로 ESG 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표 공약과 발언을 보면 기후변화 대응, 노동·고용환경 개선, 다양성·인권 존중, 중산층 재건 등 ESG 요소들이 중시되고 있다”며 “ESG는 글로벌 기업과 자산관리자, 소유자의 투자 판단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ESG 펀드의 경우 일반 펀드와 뚜렷한 차별점이 없어 ‘무늬만 ESG’라는 비판도 있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은 평균적으로 일반 펀드와 유사하다”며 “ESG 액티브 펀드 포트폴리오의 ESG 점수 평균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펀드 간에도 ESG 점수가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고 지적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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