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돌아온 정기인사 시즌…4대기업 관전 포인트는?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의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재계 인사는 ‘안정’과 ‘변화’라는 상반되는 키워드가 함께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 대통령 선거, 미·중 갈등 등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된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조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변화를 대비한 핵심 사업 추진 조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이번 주까지 마치고, 이달 말 조직개편과 함께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아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LG그룹은 올해 인사에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에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사업본부장급 11명을 교체했고, 지난해에는 5명의 최고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회장단 대부분이 유임할 전망이나 코로나19 속에서도 올 3분기까지 2조가 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낸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에 따른 인사도 예상된다. LG화학 물적분할로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에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신학철 부회장이 에너지솔루션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으나,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이슈로 인사가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은데다, 사법리스크도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인사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다. 이건희 회장 별세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예상되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국정농단 파기환송 등 재판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어 적극적이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임원인사를 했으나 지난해 상반기부터 수시인사를 도입, 임원인사를 연중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사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모빌리티 혁명’과 관련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은 만큼 향후 인사에도 이같은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SK그룹도 다음달 초 사장단과 임원인사가 예정돼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가 인사에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 가운데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으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에너지·화학 위원장으로 재선임돼 핵심 계열사 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사장도 지난해 선임된데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주도하고 있어 사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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