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기자의 유통잡설> 슈퍼 히어로가 필요한 세상

세상에 없던 불황이 찾아와 유통업계가 대혼란에 빠졌다. ‘수퍼 히어로’가 필요한 시대다.

 

많은 회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존버’를 외칠 때 나 홀로 ‘진격’을 외치는 경영자가 눈에 띄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야기다. 

 

정 부회장은 최근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전격 인수하며 뉴스의 중심에 섰다. 새 구단 이름의 후보군 가운데 하나는 일렉트로 마켓의 히어로풍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연상케 하는 ‘일렉트로스’다. 신세계 그룹은 “야구단 네이밍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여러가지 후보 중 상표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일렉트로스’에 대해 상표권 출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야구단은 유통과 스포츠, 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전격 회동을 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정 부회장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대동해 이해진 GIO를 만났고, 이 자리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배석했다. 마치 ‘정상회담’ 같은 모양새였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된 내용이 없지만, 신세계와 네이버의 제휴는 유통업계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이슈다.

 

정 부회장만큼 소비자와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경영자도 드물다. 53.8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핵인싸’ 정 부회장은 개인 SNS계정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사제품 홍보에 열심이다. 지난해 정 부회장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는 ‘키다리 아저씨’로 나섰고, 최근에는 이마트 공식 유튜브 계정에 출연해 배추를 나르고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종횡무진’ 했다. 

 

 경영자의 캐릭터화에 성공한 정 부회장은  밀레니얼, NZ 세대의 ‘팬슈머’ 성향을 저격해 이마트의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불러왔다. 임직원 사기 진작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 

 

 세간에는 정 부회장을 폄훼하는 ‘안티’도 많다. 정 부회장 관련 기사에는 응원만큼 많은 악플도 달린다. 진중함과 겸손함이 미덕인 우리 사회의 정서에 재벌 2세가 ‘나대는’ 모습은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국인가. 외계인이 쳐들어온 것처럼 전 지구적인 비상 상황이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소소한 위기는 기업의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전쟁과 같은 패닉 상황에서는 리더의 존재감이 절대적 역할을 한다. 응원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적어도 발목은 잡지 말자.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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