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빠진 금융권…MZ세대 겨냥 마케팅 강화

권광석 우리은행장, 메타버스 타고 MZ세대 직원과 소통
하나카드, 메타버스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 오픈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세계비즈=김민지·오현승 기자] 최근 주요 금융회사들이 메타버스 활용도를 높여 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시·공간 제약이 없고 참여자간 상호 공존하며 경제활동이 연결돼 있어 여러 산업분야로 무궁무진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메타버스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 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이 디지털 마인드 확산과 미래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올해 경영목표를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설정한 바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우리(WOORI)-MZ’라는 주제로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MZ세대 직원들과의 만남에 나섰다. 특히 권 행장은 자신을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을 만들며 MZ세대 직원들과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권 행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했다. 이번에 가상세계에 새롭게 만든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금융그룹이 첫 번째로 공개하는 메타버스 공간이다. 지난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오픈한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생생하게 구현해내 마치 현실세계의 연수원을 방문한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직원들의 메타버스 활용 및 경험 확산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게더(Gather)’를 활용해 ‘KB금융타운’을 오픈했다. 영업, 홍보 및 채용상담을 비롯해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 직원 간 소통을 돕기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아바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메타버스 영업점 구축을 통해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을 오픈했다. 사진=하나카드
 

비은행 금융회사도 메타버스 활용법을 넓혀 나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15일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을 오픈했다. 이 회사는 향후 ‘하나TV 뮤직콘서트’를 확장해 손님과 뮤즈가 소통할 수 있는 뮤직 콘서트 팬 미팅 공간 제공, 이용 손님 간 다양한 소통채널 구현, 가치있는 브랜드와의 협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확장된 가상세계의 경험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메타버스’의 저자인 김상균 강원대 교수와 ‘Z세대/메타버스와 금융’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메타버스 속 신한카드가 Z세대 및 소비자들에게 종전 금융권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향후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시장에선 이미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됐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기 등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기업,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 플랫폼 및 컨텐츠 기업, 가상세계 인프라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한다. 주요 투자 대상 기업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토데스크, 엔비디아, 로블룩스, 네이버, 하이브, 아마존, 퀄컴 등이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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