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기자] 임대차3법 시행 1년 만에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억300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전 전셋값은 5억원에 못 미쳤는데, 법 시행 후 6억3000만원까지 높아졌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정부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27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483만원으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 7월(4억9922만원)보다 1억3562만원 올랐다. 이는 직전 1년 동안의 상승액 3568만원보다 3.8배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KB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6월 2억4902만원에서 2014년 2월(3억25만원) 3억원을 돌파한 뒤 2016년 3월(4억244만원) 4억원, 작년 8월(5억1011만원), 올해 3월(6억562만원) 6억원을 차례로 넘겼다.
3억원에서 4억원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년 1개월, 4억원에서 5억원까지는 4년 5개월이 걸렸는데, 5억원에서 6억원까지는 불과 8개월 만에 도달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작년 7월 3억3737만원이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이달 4억3382만원으로 1억원 가깝게(9645만원) 뛰었다. 직전 1년 동안 상승액이 231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2배 높은 수준으로, 서울보다 상승 속도가 더 빨랐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비교적 저렴한 전세가 많은 ‘노도강’ 지역과 고가 전세가 밀집한 강남 3구가 견인했다.
KB가 제공하는 자치구별 ㎡당 평균 가격을 이용하면 전용면적 93.62㎡ 기준 가격이 서울 평균 전셋값과 같아진다. 이를 통해 보면 새 임대차법 시행 후 1년간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도봉구로 상승률이 35.4%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동대문구(32.2%), 노원구(31.7%), 송파구(31.4%), 강북구(30.1%)가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관악구(29.6%), 금천구(29.2%), 서초구(29.2%), 용산구(29.1%), 성북구(28.6%) 등은 10위권에 올랐다.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로, 전용 93.62㎡ 기준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1억2394만원까지 올라 1년 전보다 2억950만원 상승했다. 서초구는 10억7831만원으로 2억4390만원, 송파구는 8억1852만원으로 1억9576만원 올랐다.
93.62㎡ 기준 전셋값이 5억원에 미치지 않는 지역은 서울에서 노원구와 도봉구, 금천구, 중랑구 등 4곳이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높았다. 1년 전 3억7037만원이던 노원구에서는 93.62㎡ 기준 아파트 전셋값이 4억8793만원으로 1억1756만원 올랐다. 또 도봉구는 1억2154만원, 금천구는 1억436만원, 중랑구는 9866만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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