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포럼]류영재 “금융 발전하려면 ESG평가 인프라 확대해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백두홀에서 열린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건전 금융을 위한 ESG 측정평가 및 공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산업이 더욱 발전하려면 ESG 평가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정성적인 판단이 들어가야 할 평가산업 발전을 위해선 평가기관만의 독립성, ESG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금융기관 별 ESG 평가를 통해 향후 밸류 상승을 도모해야 합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26일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금융의 ESG 대전환 및 정립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2021 세계금융포럼’에서 ‘금융 발전을 위한 ESG평가’에 대해 발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15년 전 국내 최초로 ‘ESG 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ESG 평가기관인 트루코스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ESG 평가모델을 벤치마크하고 국내 특수성을 반영했다. ESG 평가는 기관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평가해 그들의 의사결정을 돕는데 사용된다. ESG 평가를 통해 기업의 ESG 성과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셈이다.

 

류 대표는 “과거 금융시장의 참여자들, 자금시장의 투자자들이 기업을 밸류에이션 할 때 재무적인 부분만 참고했다면 현재는 ESG를 기본적으로 참고하고 있다”며 “기존 경제시스템으로는 향후 기업의 밸류를 평가하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ESG가 금융, 투자, 경영 등 전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시점에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ESG 데이터 수집’은 ESG 평가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단계별로 진행되는 모든 작업은 ESG의 실체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출처는 주로 ▲기업공시 정보 ▲정부부처 정보공개시스템 ▲미디어 ▲데이터 제공회사 ▲관련 출판물 및 각종 리서치 자료 등이다. 수집 절차는 데이터가 흩어져 있어 일관된 수집절차가 중요하다. 서스틴베스트의 경우 지난 15년간 축적한 데이터 수집 노하우가 담긴 매뉴얼을 활용하고 있다.

 

ESG 평가 항목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세 영역이 ▲Category(평가항목) ▲KPI(평가지표) ▲Data Point(세부지표) 순의 단계별 하부체계로 구성돼 있다. 환경은 총 4개의 평가항목과 8개의 평가지표, 20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돼 있고 사회는 총 4개의 평가항목과 13개의 평가지표, 34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돼 있다. 지배구조는 총 6개의 평가항목과 19개의 평가지표, 41개의 세부지표로 이뤄져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비재무성과를 가치사슬과 연계하도록 설계해, 서스틴베스트는 연간 2회(6월·11월) ESG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류 대표는 “각 지표가 산업별 핵심 이슈를 반영하고 있는지, 각 이슈에 대한 산업별 리스크 노출도 수준은 어떤지, 각 이슈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를 판단해 가중치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영역별 점수 및 ESG 전체 점수 산출시 표준화 과정을 거쳐, 100점 환산시 표준정규분포의 누적분포함수를 이용하고 있다. 등급은 AA, A, BB, C, D, E 총 7개로 분류된다.

 

류 대표는 “모든 영역의 ESG 등급이 높아야 좋은 기업인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대부분 ESG 평가회사의 피드백 절차에 충실히 참여한 기업들의 성과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서스틴베스트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ESG 성과가 좋은 기업일수록 1년 후 수익성이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ESG 종합성과 상위 20% 그룹이 타 그룹 대비 더 높은 투자수익률, 더 낮은 리스크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다.

 

류 대표는 “ESG 평가기관으로서 사업자 등록을 하고 규제당국으로부터 감독,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향후 시장을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며 “앞으로 ESG 평가가 대중화 돼 각 기업들의 성장에 더욱 도움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는 “ESG 평가를 할 땐 정성지표를 어떤 관점에서 측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각 섹터별 가중치도 잘 조정해야한다고 본다”며 “ESG 평가가 마치 모든 정답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것 같다. 평가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제도화시키는 데 힘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유훈 한국표준협회 센터장은 “ESG 확산을 위해선 공시에 대한 기준점, 즉 ‘표준’이 잘 세워져야 한다”며 “해외에선 ESG 기준에 인권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돼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인권·인종이 ESG 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글로벌 표준화와 관련한 부분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센터장은 “ESG는 자본시장으로부터 만들어졌기에 금융 산업이 각 산업의 국가경쟁력 발전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며 “ESG 평가가 발전하려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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