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탈통신의 경계선]통신3사, 5G 기지국 구축 이행률 0.7%인데… 밥그릇 싸움만

통신3사 5G 사업 관련 그래픽                           뉴시스

[권영준 기자] ‘5G 기지국 의무구축 이행률 0.7%’에 머문 국내 통신 3사가 주파수 추가 할당을 앞두고 밥그릇 싸움에 빠져 있다. 이 사이 5G(5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통신 3사가 구축한 5G 28㎓ 기지국은 총 312대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 158개, SK텔레콤 103개, KT 51개 순이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18년 3.5㎓ 대역 총 280㎒ 폭을 통신 3사에 경매 방식으로 할당하면서 약속받은 기지국 의무구축 기준 4만5000대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낙제점에 가까운 통신 3사의 기지국 의무구축 이행률은 소비자의 ‘5G 불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신 3사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LTE보다 20배 빠르다”라고 홍보했지만,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지난해 KT의 통신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실제 지난해 5월 LTE 가입자가 전월 대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LTE 가입자가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은 2019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LTE 가입자 증가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계 지출을 줄이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5G에 대한 불신이 표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소비자가 분통을 터트리는 사이 통신사는 5G로 배를 불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통신 3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실제 통신 3사 영업이익이 4조원이 넘는다면, 이는 사상 처음으로 ‘역대급’ 영업이익 실적을 남기게 된다. 업계는 이 같은 호실적을 두고 ‘5G 가입자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소비자만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통신 3사는 반성의 기미도 없이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두고 밥그릇 싸움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와 경매를 오는 2월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 총 300㎒ 중 일부 지역 간섭 문제로 280㎒만 할당 경매하면서 남은 20㎒에 해당한다. 당시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를 할당받았고, LG유플러스가 80㎒를 받았다. 앞서 LG유플러스 측은 서비스 향상 차원에서 추가 할당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추가 할당은 LG유플러스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단독 공급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통신사들이 탈통신을 외치며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기본인 통신 서비스 향상은 외면하고 있다”라며 “통신 3사는 기지국 구축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고,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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