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코스피 당분간 박스권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통위 결과는 이미 선반영된 이슈라 오히려 미국 긴축 부담에 따른 변동성에 대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00%에서 25bp 인상해 1.25%로 운용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힌 후 코스피는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한 2930대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통위 결과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점을 감안해, 팬데믹 시기 부진했던 경제 재개 관련 종목군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등 차별화된 흐름이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연준이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자마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긴축 강화를 경계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국내 증시는 긴축 부담 속에 미국 성장주 급락, 1월 금통위 경계심리에 영향받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자산 축소는 유동성 흡수를 의미하므로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올해 성장률과 실적 예상치를 감안한 적정수준을 고려하면 추세적 하락 위험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게 중요하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산업과 기업이 해당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관련 산업 내 기업들은 영업이익률과 부채비율 등 재무비율이 양호해 금리 상승 국면을 버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향후 코스피가 2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변동성의 확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실질 금리 반등세가 지속되면서 2∼3개월 정도 위험자산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며 “경기선행지수 하강 구간에 이뤄지는 긴축이라 시장이 더 거칠게 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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