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가계 빚 부담 확대 불가피…“부채발 금융리스크 가능성은 희박”

이주열 "가계대출 증가액 대부분은 고신용자 중심"
금리인상·대출규제에 가계대출 확대폭 제한될 듯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금리정상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가계의 빚 상환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채발(發)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선 은행 가계대출은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당국의 강력한 대출증가세 억재책 등에 따라 증가세가 완화될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 등 경제주체의 빚 상환 부담을 키운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전 0.50%였던 기준금리가 1.25%까지 오르면서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규모는 9조6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기준금리 인상 전 289만6000원에서 338만원으로 48만4000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동금리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에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의 비중은 82.%까지 늘었다.

 

그렇더라도 한은은 부채발 리스크가 표면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상승에 따라 취약차주들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부채의 상당 부분이 이른바 ‘고신용자’ 중심(약 75%)으로 늘어난 데다 이들의 연체율도 높지 않다”며 금융시스템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가계는 부채 못지 않은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게다가 금융회사는 자본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이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소비를 크게 제약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리정상화 흐름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제한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한은이 내놓은 ‘2021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000억원 줄어든 규모로 7개월만의 감소세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및 기준금리 상승, 주택거래 정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은은 기준금리가 한 번 더 올라서 1.50%까지 인상되더라도 이 수준을 긴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이 이 같이 금융불균형 완화 등을 이유로 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DSR규제 조기 시행 등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공산이 크다.

 

한편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 공급병목 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2%대 중반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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