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업에 맞는 보장자산 준비하기

김희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웰스 매니저(Wealth Manager)

 

 편작은 중국 전국시대 명의로 유명한 사람이다. 위나라 문왕이 편작을 불러 “듣자 하니 그대의 형제 세명이 모두 의술에 정통한데 누가 가장 뛰어난가?”라고 물으니 편작은 “큰형님이 가장 뛰어나고, 다음이 둘째이며, 자신이 가장 뒤진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대의 의술이 최고라고 알아주는가?”

 

 “저의 큰형님은 병세가 드러나기 전에 치료하고, 둘째형은 병의 증세가 경미할 때 치료하며, 저는 병세가 악화되어 환자가 고통으로 신음할 때 치료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의 의술이 뛰어난 것으로 생각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재무설계 측면에서 반드시 새겨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재정적 문제라는 커다란 고통이 오기 전에, 그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게 하는 것이 재무설계의 기초다. 이미 재무적인 문제가 발생한 다음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 그리고 고통의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보장자산이란 말 그대로 현금자산이 부족한 가정의 가장이 사고나 중대한 질병으로 가족 전체가 위험에 노출됐을 때 필요한 필수 금융자산이다. 평생 나를 믿고 따라와 준 고마운 가족을 위해 나대신 가족을 지켜줄 보장자산의 규모는 얼마가 적정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연봉의 3~5년 치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보장자산을 준비하는 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 것이 종신보험 가입이다. 종신보험은 보장의 형태나 납입의 형태가 다양하다. 따라서 나에게 맞는 가입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인은 매월 일정한 급여가 소득의 전부인 경우가 많아 납입 기간은 자신의 은퇴연령을 고려해 설정하는 게 좋다. 납입 기간이 짧으면 총 납입보험료가 적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납입 기간이 길면 총납입 보험료가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중대한 질병 발생시나 장해 시 납입면제 혜택을 주고 있으므로 납입 기간이 길다고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또한 근로소득자의 경우 연간 납입보험료 100만원 한도로 12%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납입 기간이 길면 길수록 세액공제 혜택의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는 월 소득 수준이 바뀔 수 있고 경제상황이 일정하지 않으며 초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아 가계 재정구조가 불안정하다. 그래서 보장 금액을 근로소득자보다 훨씬 높게 책정해야 한다.

 

 다만 보험료 납입은 경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니버설 기능을 갖춘 보험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 기능은 경제적 상황에 따라 추가 납입으로 보장 금액을 늘릴 수 있고, 일정 기간 납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 단, 보험료 납입을 오랜 기간 중단하면 적립금이 줄어들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가장 유고 시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직종이다. 대부분 전문자격을 요하는 직종이 많으므로 가장 유고 시 배우자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보다 보장자산의 규모를 크게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직 종사자는 소득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장기납 상품보다는 소득이 창출되는 시기에 납입을 빨리 완료할 수 있는 단기납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인간의 수명은 영원하지 않다. 그 시간은 먼 훗날일 수도 있고 당장 내일 찾아올 수도 있다. 자신의 보장자산의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보험료 납입 형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가입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혼자서 하기는 매우 어렵다. 주위에 믿음직한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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