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드로의 아들 ‘래퍼티 로’가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런웨이에서 마른 듯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볼살을 ‘흡입’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당시 패션 디자이너들은 얼굴 선이 움푹 패일 정도로 남성 모델을 선호했었던 바 있다.
최근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은 대체로 슬림한 몸매를 선호한다. 티셔츠 한 장을 입어도 태가 나는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상은 높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래퍼티 로처럼 의미 없는 ‘특단의 방법’을 썼다가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남성, ‘마른몸매’ 대세… 비만율은 ‘상승세’
말 그대로 ‘슬림한 남성의 몸매’가 대세다. 일반 남성들도 슬림한 허벅지와 지방 없는 팔뚝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근육을 키울 때에도 ‘벌크 업’보다는 ‘길고 가는 근육’을 만드는 방식을 선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성 비만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남성 비만인구는 1998년에서 25.1%에서 2018년 42.8%로 급증했다. 특히 30대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날 정도다.
비만클리닉, 지방흡입 특화 대구365mc병원 어경남 대표병원장은 “남성 비만이 늘어난 것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생활패턴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남성들은 과거에 비해 활동량이 적고, 고열량 식품을 섭취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대체로 청소년 무렵부터 운동을 기피하고 TV시청·스마트폰을 활용한 휴식·PC게임 등을 더 선호한다. 특히 20대부터 사회생활·대학생활을 위해 혼자 살면서 균형잡힌 식사와 거리가 멀어지는 것도 비만을 증폭시키는 원인이다. 여성에 비해 몸매관리에 대한 강박도 적은 게 사실이다.
◆1주일만 야식 끊으면 ‘뱃살 쏙’
이들은 무엇보다 샤프한 인상을 망치는 볼살이나 두둑한 뱃살 때문에 고민한다. 특히 ‘복부비만’은 남성들이 가장 치를 떠는 비만 요소다. 대다수 남성 다이어터는 “‘식스팩 복근’은 바라지도 않는다. 납작한 복부부터 만드는 게 목표”라고 외친다.
어 병원장은 “다행인 점은 남성은 기초대사량이 여성보다 높은 만큼 조금만 운동하고 식단관리에 나서도 체중감량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라며 “만약 평소 배달음식, 잦은 술자리를 즐겼다면 1주일만 야식을 끊어도 뱃살이 빠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랜 노력에도 변화 없다면… ‘의학적 처치’ 도움
그럼에도 오랜 다이어트에도 변화가 없는 남성들은 지방흡입으로 복부비만을 해소하려는 추세다. 이들은 시술 가격 문제보다 당장 변화에 주안점을 둔다. 적극적인 의학적 조치로 과도하게 쌓인 복부지방을 제거하고, 이를 계기로 삼아 다이어트 동기부여에 나서는 것이다. 여성이 팔뚝, 허벅지 부위 지방흡입 수요가 큰 것과 대조되는 점이다. 최근에는 얼굴 지방흡입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지방추출주사 등을 고려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남성의 복부 지방흡입의 핵심은 복부 근육은 살리되 불필요한 지방만 빼내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만나야 만족도가 높아진다. 어경남 병원장은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두껍고 근육량이 많아 수술이 다소 까다롭다”며 “무작정 지방만 추출할 경우, 비대칭 현상·피부 표면의 울퉁불퉁함·피부탄력 저하 현상 등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수술은 부작용을 낳는 주범이다. ‘뱃살을 없애고 싶다’는 마음에 급하게 수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수술가격 등을 강조한 무분별한 후기는 가장 주의해야 할 요소다.
◆수술 후 초콜릿 복근 만들려면… ‘내장지방 관리’
수술 후 납작해진 복부를 보면 ‘식스팩’에 대한 의지가 다시 샘솟기 마련이다. 더욱 단단한 초콜릿 복근을 만들고 싶다면, 지방흡입 이후 약간의 ‘관리’를 더하면 된다.
우선 내장지방부터 정리가 필수다. 어경남 병원장은 “남성은 야근 및 회식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과음 등으로 여성에 비해 내장지방이 많은 편”이라며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으로도 제거하지 못하는데, 약간의 유산소운동과 저녁을 간단히 먹는 것만으로도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흡입으로 체지방이 빠진 상태에서 내장지방이 줄어든 뒤에는 근육강화에 나서면 식스팩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며 “기존 근육에 새 근육이 붙어 탄탄한 복근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