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의 부동산 톺아보기] 휘청이는 건설업... 건설사 폐업 3배 증가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뉴시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자금난을 버티지 못한 채 쓰러지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4월까지의 누적수치(187건) 대비 53건 늘어난 수준으로, 10여년 전인 2011년 1~5월(268건) 이후 가장 많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하면 수치는 더욱 커진다. 지난달 말 기준 폐업 공고를 낸 전문건설사는 총 1301곳으로, 이를 포함하면 올해 전체 건설업체에서 나온 폐업신고 공고는 1541건에 달한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총 14곳(종합 3곳, 전문 11곳)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5곳)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2019년(25곳) 이후 최대치다. 

 

지방 건설사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 올해 부도가 난 건설업체 14곳 중 12곳이 지방업체다. 광주·전남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남양건설은 최근 기업회생절차 종결 8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11일 광주지법(제1파산부)에 법인 회생(법정관리) 신청서를 접수했다. 법인 회생을 시작하기 전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인 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 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9위를 기록한 광주·전남 대표 건설사인 한국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 등 2곳도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 처리됐다.

 

 건설경기는 좀처럼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방에선 청약 미달과 악성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조세 완화와 미분양 해소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해 당분간 신규 수주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대책만으로는 건설산업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취득세나 양도세 등 조세를 완화하는 등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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