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모닝] “안티모니 아시나요?”… 고려아연이 미국에 수출한 ‘전략광물’ 정체는

-무기 제조에 쓰이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핵심광물
-최근 화물선에 20톤 선적… 내년 240톤 확대 꾀해
-국내 자원 안보 및 새 정부 경제 외교에 기여 기대

고려아연이 최근 미국에 수출한 전략광물 ‘안티모니’ 잉곳(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웨이퍼를 잘라내기 전의 덩어리 모양의 것). 고려아연 제공

 

-무기 제조에 쓰이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핵심광물

-최근 화물선에 20톤 선적… 내년 240톤 확대 꾀해

-국내 자원 안보 및 새 정부 경제 외교에 기여 기대

 

고려아연이 전략광물 안티모니의 미국 수출 물꼬를 텄다. 방위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유일한 국내 업체인 고려아연의 첫 미국 직접 수출이다.

 

15일 고려아연은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톤을 선적했다고 밝혔다. 온산제련소에서 만들어진 안티모니로, 다음달 중 미국에 도착해 현지 주요 방산기업에 판매될 예정이다.

 

안티모니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약 30개 중 하나로, 납축전지와 케이블 피복, 반도체, 적외선 장치, 방산품, 난연제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무기 제조의 원료로도 사용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중요하게 관리하는 전략광물자원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특히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안티모니 매장 국가이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 중인 중국이 안티모니와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된 상황. 미국은 중국산 안티모니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로, 지난해 전체 안티모니 수입 물량 가운데 60% 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미국을 향한 안티모니 수출의 테이프를 끊은 것. 미국 내 기업 10여 곳에 공급될 고려아연산 안티모니는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 반도체 제조업 및 군사 전자 장비, 항공우주 분야 솔더 합금, 잠수함용 밸러스트 제조용 합금 등 특수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1차로 단기 계약을 체결한 한 수입업체는 현지 내 방산 분야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회사다. 고려아연은 해당 기업을 통해 향후 대미 수출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다른 기업과도 대미 수출을 협의하는 등 한미간 전략적인 공급망 허브 구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안티모니 출하장.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미국 내 주요 기업들과의 단기 계약 및 가격 협상을 이어가면서 내년부터는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미국으로 보낼 안티모니 물량은 100톤 수준이며, 내년에는 월 20톤 규모, 연간 240톤 이상으로 물량 확대를 꾀한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대미 수출을 통해 미국의 탈중국 자원 공급망 구축에 힘을 싣는 한편, 이를 통해 새 정부의 경제 외교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500톤의 안티모니를 생산한 고려아연은 올해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판매량(971톤)은 사상 최대였고 매출액(596억원)도 1년 전(125억원)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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