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임원 대상 가치 교육에서 “실적 개선에 안주하지 말고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부사장 이하 임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 취지의 세미나를 순차 진행 중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메시지와 함께 이재용 회장 발언이 포함된 영상이 상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이달 초 계열사 사장단 만찬에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사실상 그룹 내부 신년 메시지 성격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영상에서 “숫자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실적 반등을 위기 탈출로 오인하지 말고 기술 경쟁력 중심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영상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추격과 선진국의 기술 우위를 동시에 마주한 구조적 압박이 여전하며 최근에는 미중 패권 경쟁까지 겹치면서 경영환경이 더 복합화됐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23년 이후 반도체 업황 둔화로 실적이 악화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회복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 회장이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반등 국면에서도 구조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공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은 돌파 과제로 AI 중심 경영, 우수 인재 확보, 조직문화 혁신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나에서는 외부 전문가 강연도 병행됐으며 참석 임원들에게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란 문구가 새겨진 기념패가 수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미나는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며 임원의 역할·책임 인식과 조직관리 역량 강화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 임원 세미나를 2016년 이후 재개한 바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