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관세 부담으로 4조원대 비용을 떠안으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20%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29일 열린 2025년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조4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6.3% 늘어난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2%였다. 당기순이익은 10조3648억원으로 전년보다 21.7% 감소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4월부터 부과된 미국 자동차 관세와 해외 인센티브 확대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미국 관세 부담액은 4조1100억원으로, 기아와 합산하면 7조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판매 측면에서 지난해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413만8389대로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71만2954대, 해외 판매는 342만5435대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 판매가격 인상, 환율 상승 효과 등으로 회사는 지난해 9월 제시한 2025년 연간 가이던스(매출 성장률 5.0∼6.0%, 영업이익률 6.0∼7.0%)는 달성했다고 밝혔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6조8386억원, 영업이익은 1조695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5%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39.9% 감소했다. 4분기 도매 판매대수는 103만3천43대였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 등 총 96만181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0%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이날 올해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와 투자계획도 내놨다. 올해 도매 판매 목표는 415만8300대로 잡았고, 연결 매출 성장률 목표는 1.0∼2.0%,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는 6.3∼7.3%로 제시했다. 투자 계획은 총 17조8000억원 규모로, 하이브리드·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차 개발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자율주행·AI 분야에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항목별로는 연구개발(R&D) 7조4000억원, 설비투자(CAPEX) 9조원, 전략투자 1조4000억원을 계획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주당 2500원으로 결정해, 1∼3분기 분기배당 합계 7500원을 포함한 연간 배당금을 주당 1만원으로 맞췄다.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보다 24.6% 감소했지만, 사전에 밝힌 연간 최소 배당 수준을 유지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2023년 발표한 3개년(2024∼2026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지난해 4월 보유 자사주 1%를 소각했으며, 3개년 최대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일환으로 4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올해 중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은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관세 등 대외 변수로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말 배당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