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기차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불편은 주행가능 거리 감소다.
같은 배터리 잔량으로도 여름보다 훨씬 짧은 거리만 주행 가능한 경우가 잦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온이 낮아질수록 내부 화학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출력과 효율이 함께 떨어진다.
여기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 폐열을 활용할 수 없어 실내 난방을 위해 배터리 전력을 직접 사용한다. 특히 배터리가 차가운 상태에서 출발하면 출력과 회생제동이 제한돼 주행 초반 전비 손실이 커진다. 다만 운행 전 준비와 운전 습관을 조정하면 체감 주행거리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래서 직접 알아봤다.
◆효율을 잡으면 겨울에도 든든
겨울 전비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히터 사용이다. 설정 온도가 높을수록 전력 소모가 빠르게 늘어난다. 둘째는 저온 배터리 상태에서의 주행이다. 급가속과 급감속이 반복되면 전력 소모는 늘고 회생 효율은 떨어진다. 셋째는 노면저항 증가다. 눈·비로 젖은 노면과 낮아진 타이어 공기압은 구름저항을 키워 주행거리를 줄인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법으로는 프리컨디셔닝이 꼽힌다. 출발 전에 차량을 충전기에 연결한 상태에서 실내와 배터리를 미리 데우면 주행 중 배터리에서 난방 전력을 직접 끌어오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배터리 온도가 올라가면 출력 제한과 회생제동 제한도 완화돼 초기 전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난방 방식도 중요하다. 실내 전체를 데우는 히터보다 시트 열선과 스티어링 휠 열선을 우선 사용하는 것이 전력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 히터 설정 온도를 과도하게 높이기보다 체감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 겨울 주행거리 관리에 효과적이다. 열선 위주의 난방은 같은 쾌적함을 더 적은 전력으로 제공한다.
◆급가속은 겨울 최대의 적
운전 습관 역시 전비에 큰 영향을 준다. 겨울철에는 급가속과 급감속을 줄이고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주행이 유리하다. 회생제동은 배터리가 어느 정도 예열된 이후부터 효과가 커지므로 부드러운 감속 위주의 운전이 도움이 된다. 짧은 거리만 반복 주행할 경우 배터리가 충분히 데워지지 않아 비효율이 누적될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 점검도 필수다. 기온이 내려가면 공기압이 자연스럽게 감소해 전비가 악화한다. 공기압은 반드시 주행 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차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지하주차장 등 상대적으로 기온 변화가 적은 공간은 배터리 온도 유지에 유리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는 피하기 어렵지만 예열·난방·운전 습관을 조합하면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전기차는 계절에 민감한 만큼 사용 방식이 효율을 좌우한다”고 조언한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