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라크 영해에 정박 중인 해외 유조선 2척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해상 테러를 확대하고 있다.
12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항만 당국은 지난 11일 라크 바스라 항구에서 발생한 미확인 공격으로 유조선 2척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 25명을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승조원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불이 난 선박은 미국 운송업체 세이프시 트랜스포트 소속 몰타 선적의 제피로스와 그리스 선주가 소유한 마셜제도 선적의 세이프시 비슈누라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와 인접한 바스라 항구는 페르시아만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상선들이 지나기 위험해진 호르무즈 해협과는 직선거리로 800㎞가량 떨어져 있다.
이라크 당국은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안보 당국 초기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란 폭발물을 탑재한 보트가 유조선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 여파로 바스라 원유 항만의 운영은 전면 중단됐으며 구조팀이 현장에서 추가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쟁 13일째를 맞은 이란은 개전 초반 주변국 미군 주요 시설들을 대상으로 공습을 퍼부었으나 이제는 해상 운송 경로를 차단해 글로벌 물류 전반에 타격을 가하고자 점차 선박과 항만 시설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선박 공격이 이라크 항구까지 확대된 만큼 글로벌 해상 물류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혁명수비대 해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했다며 이스라엘, 태국, 일본 선적 등 외국 선박 4척을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국영 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동맹국들에 소속됐거나 이들 나라의 석유 화물을 실은 어떠한 선박도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오만 살랄라 항구의 대형 연료 저장 탱크가 이란제 샤헤드 드론으로 보이는 물체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오만 당국은 “화재 진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 최대 유전인 남부의 마눈 유전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해당 공격으로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민간 항구들을 군사 작전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내 민간인들에게 즉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 내 민간인들은 이란 해군이 작전 중인 모든 항만 시설을 즉시 피해야 한다”며 “이란 정권은 국제 해운을 위협하기 위해 민간 항구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고한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군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항구는 국제법에 따라 보호 지위를 상실하며, 정당한 군사적 타격 목표가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는 대(對)이란 군사공격 작전의 타격 범위가 민간 항만 시설로까지 확대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란 역시 “반격을 멈추지 않고, 호르무즈에 대한 통제권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