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5개국이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NBC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은 NHK방송에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오는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전에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전날 X(엑스)를 통해 프랑스 함정들은 동부 지중해 일대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 출연해 안전한 호르무즈해협통항이 중요하다면서 “기뢰탐지 드론을 포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검토 중인 옵션이 무엇인지 상세한 설명은 거부했다.
한국의 경우 청와대가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고만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무사 통과는 각국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이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로 매달 약 3천척의 선박이 이곳을 지나간다.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은 약 39㎞에 불과하다.
다만 이번 전쟁이 합법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각국의 참여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섣불리 참여했다가는 오히려 전쟁 확산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