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관세, 대만 및 이란전쟁 등 세계 경제와 직결되는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9년만이며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부산 회동 후 약 6개월만이다.
1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35분간 양국 대표단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은 미중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보다 양국 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자리였다는 평가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관세와 희토류, 첨단 반도체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미국은 중국 시장 개방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해왔고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과 첨단 반도체 접근 문제를 협상 카드로 삼아왔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차, 방산, 반도체 등 전략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서 양국 간 힘겨루기의 상징이 됐다.
대만 문제도 회담의 민감한 축이었다. 중국은 미국이 기존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태도에서 더 나아가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표현을 쓰길 요구해왔다.
이란 전쟁 역시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됐다. 미국은 전 세계 경제 흐름을 막고 있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사실상 혼자서 풀 수 없기에 중국의 개입 및 도움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환기시키듯 시 주석은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고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가. 이는 역사∙세계∙인민들의 질문이며 양 대국 지도자들이 함께 써야 할 시대적 답안”이라고 말해 미국과 중국이 대등하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스파르타와 아테네 간 전쟁처럼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우려해 견제에 나서면서 결국 무력 충돌하게 된다는 역사에서 나온 것으로 미중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시 주석과 톈탄(天壇·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이 어떠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훌륭했다”고 대답한 후 “멋진 곳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다. 중국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미중 양국은 전면 충돌을 피해야 하는 이해관계를 공유하지만, 경제·안보·기술 분야에서는 상대를 압박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경쟁의 방향을 바꾸기보다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계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