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오랜 기간 부부와 같은 생활을 이어온 경우 관계가 종료되면서 재산분할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함께 재산을 형성했음에도 명의가 한 사람 앞으로 되어 있는 경우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주장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상담 과정에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재산분할이 가능한가", "집이 상대방 명의인데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자주 제기된다. 그러나 사실혼 관계에서의 재산분할은 단순히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우선 두 사람이 실질적인 사실혼 관계에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공동생활의 형태와 기간,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었는지 여부, 주변에서 부부로 인식했는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사실혼 관계 자체가 인정되어야 재산분할 문제도 본격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혼이 인정되더라도 모든 재산이 곧바로 분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공동생활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재산 형성과 유지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경제활동을 통해 직접 재산을 마련한 경우뿐 아니라 가사노동과 생활 지원,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한 부분 역시 기여도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사실혼 재산분할에서는 명의와 실제 기여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부동산이나 예금이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공동 자금을 사용했거나 재산 유지와 관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개인 재산으로 형성·관리된 부분이라면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실무에서는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는 자료 확보가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진다. 주민등록 변동 내역과 생활비 사용 내역, 공동 명의 계약서, 금융거래 기록, 사진, 메신저 대화, 주변인의 진술 등은 공동생활 여부와 재산 형성 과정을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는 "사실혼 재산분할은 혼인신고 유무만으로 결론이 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실질적인 공동생활이 있었는지와 재산 형성 과정에서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혼 사건은 명의보다 실제 생활 관계와 재산 형성 경위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며 "재산의 취득 과정과 자금 흐름, 공동생활을 입증할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사실혼 재산분할은 혼인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모두 인정되거나 반대로 모두 부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공동생활의 실체와 재산 형성 과정, 각자의 기여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가 재산분할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글=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