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재산분할, 누구 명의인지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은…

조무연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수로 수지사무소
조무연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수로 수지사무소

부부가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 중 하나가 재산분할이다. 아파트와 예금이 배우자 단독 명의로 돼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몫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본인 명의의 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법원은 등기나 계좌의 명의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형성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다. 누구의 소득으로 취득했는지뿐 아니라 상대방이 가사와 양육을 맡아 경제활동을 뒷받침했는지, 기존 재산의 유지와 증가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까지 함께 살핀다. 명의와 실질적인 기여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분할 대상을 확정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부동산과 예금 외에도 주식, 보험 해약환급금, 퇴직금, 임대차보증금, 사업체 지분과 채무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재산의 취득 시점과 자금 출처, 혼인 중 가치 변동을 확인하지 않으면 분할 대상이 누락되거나 범위를 둘러싼 다툼이 커질 수 있다.

 

혼인 전부터 보유한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에 해당한다. 다만 상대방이 장기간 해당 재산을 관리하거나 대출금 상환, 개량비 부담, 가사노동 등을 통해 유지·증식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에서 일정 부분 고려될 여지가 있다. 단순히 상속재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분할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기여도 판단은 혼인기간과 소득 수준만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맞벌이 여부, 자녀 양육과 가사 분담, 생활비 부담, 부동산 관리, 사업 지원, 채무 변제 과정 등 혼인생활 전반이 판단 자료가 된다. 전업으로 가사와 양육을 담당했다면 직접적인 소득이 없더라도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수지에서 이혼 재산분할을 준비하는 당사자라면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추측하는 데 그치지 말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등기사항증명서와 예금 거래내역, 보험·증권 자료, 소득 및 세금 자료, 대출 상환 내역 등을 재산 취득 과정과 연결해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송에서는 사실조회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재산을 확인하는 절차도 활용된다.

 

재산을 처분하거나 가족 명의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발견됐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전 시점과 대가 지급 여부, 실제 자금 흐름을 확인한 뒤 재산 보전이나 처분 취소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무단으로 계정에 접속하거나 자료를 빼내는 방식은 별도의 법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

 

법무법인 수로 수지사무소 조무연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현재 명의만 비교하는 절차가 아니라 취득 자금의 출처와 혼인 중 관리 방식, 가사·양육을 포함한 기여를 전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재산목록과 금융자료를 바탕으로 형성·유지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혼에 합의했더라도 재산 범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협의서를 작성하면 이후 발견된 재산을 두고 다시 다툴 수 있다. 특히 이혼 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는 제한이 있으므로 대상 재산과 채무를 빠짐없이 확인해야 한다. 명의에만 집중하기보다 혼인기간 동안 각 재산이 어떻게 마련되고 유지됐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권리 보호의 출발점이다.

 

글=법무법인 수로 수지사무소 조무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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