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이혼을 결정하기 전 먼저 별거에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한쪽 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 생활비 지급까지 중단하면서 시작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소득 차이가 큰 배우자라면 이혼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주거비와 자녀 양육비, 기본적인 생활비를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지가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도 원칙적으로 계속된다. 단순히 주소지가 달라졌거나 별거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자에 대한 경제적 책임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별거 중 생활비 지급이 중단됐다면 혼인관계와 별거 경위, 각자의 경제상황 등을 토대로 부양료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별거하면 무조건 일정 금액의 부양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별거에 이르게 된 이유와 혼인관계의 상태, 부부 각자의 소득과 재산, 실제 필요한 생활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누가 먼저 집을 나갔는지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별거가 시작된 전체 경위가 중요하다.
특히 경제력이 있는 배우자가 생활비를 일방적으로 끊어 상대방의 생계를 어렵게 만든 경우에는 지급 내역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혼인 중 정기적으로 지급되던 생활비가 언제부터 중단됐는지, 상대방의 소득은 어느 정도인지, 주거비와 보험료·교육비 등 실제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녀와 함께 별거하고 있다면 배우자 부양료와 자녀 양육비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자녀의 식비와 교육비, 의료비 등은 부모의 자녀 부양의무와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배우자 개인의 생활비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이혼 전 단계에서도 누가 자녀를 실제로 양육하고 있는지에 따라 경제적 부담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실무에서는 계좌거래 내역과 카드 사용내역, 월세·관리비 자료, 보험료와 자녀 교육비 영수증 등이 생활비 수준을 확인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상대방이 과거 얼마를 지급해 왔는지, 별거 후 소득과 지출 구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 부양 필요성과 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는 “별거 사실만으로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활비가 중단된 경위와 부부의 소득·재산, 실제 지출과 자녀 양육 상황을 함께 살펴 부양 필요성과 부담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양료 문제는 향후 이혼소송에서 다뤄질 재산분할이나 위자료와도 구분해야 한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청산하는 절차이고,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다. 반면 부양료는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현실적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별거 중 생활비가 끊겼다면 감정적인 요구를 반복하기보다 지급 중단 시점과 과거 생활비 규모, 현재 소득과 지출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에서 이혼과 가사 분쟁을 준비하는 경우에도 부양료와 양육비, 향후 재산분할 문제를 서로 구분해 살펴야 자신의 권리와 부담 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글: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