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은 백내장과 구분되는 노인성 질환이다. 수정체의 혼탁으로 인해 명료하게 보이지 않고 시력이 감퇴하는 백내장과는 달리, 노안은 초점 조절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힘이 약해져 원하는 초점을 잡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노안과 백내장 모두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이면서도, 본인이 느끼기에 증상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혼동하기 쉽다.
백내장은 수정체를 제거하고 작은 렌즈로 대체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여기서 다초점 렌즈를 삽입하면 백내장과 노안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이 없는 경우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수정체를 대신하는 렌즈를 삽입하는 것이기에 백내장이 없다면 수정체를 제거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백내장 없다면 노안 교정용 라식 가능해
라식은 흔히 20~30대가 받는 시력교정 수술로 알고 있지만 노안 교정용 라식 수술도 있다. 일반 라식과 같이 각막 절편을 만들어 레이저로 각막 실질 부분을 제거해 시력을 교정하지만, 일반 라식과 다른 점은 양쪽 눈의 초점 영역을 서로 다르게 설정해 각각 다른 도수를 만든다.
노안은 노화로 인해 눈의 초점이 맞는 영역 자체가 좁아지는 굴절 장애다. 때문에 노안 수술은 모두 초점 영역을 넓게 만드는 수술 방법이다. 노안 라식은 주로 사용하는 눈인 주시안을 비교적 원거리가 잘 보이게, 주시안보다 의존성이 낮은 비주시안은 비교적 근거리가 잘 보이게 시력을 교정한다. 주로 프레스비, 프레스비 맥스, 모노비전 등이 노안 라식으로 많이 알려져있다.
개인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초점이 달라 표준 초점거리와 나에게 맞는 초점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정확한 검사로 기존 눈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인의 난시 등으로 인해 눈 상태에 따라 교정량 및 각막 절삭량이 달라 각막이 너무 얇거나 아벨리노 각막 이영양증같은 희귀 눈질환이 있다면 수술이 어렵다.
◆각막 두께가 얇아 노안 라식이 어렵다면 렌즈삽입술로
일반 라식도 조건에 맞지 않다면 수술이 불가능한 것처럼 노안 라식도 마찬가지로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수술은 노안 렌즈삽입술이다. 일반 렌즈삽입술과 같지만 초점이 여러 개인 다초점 렌즈를 홍채 앞에 삽입해 노안을 교정하는 원리다.
다초점 렌즈는 여러 개의 초점을 가지고 있어 근거리부터 원거리까지 넓은 영역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각막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고 언제든지 수술 전으로 되돌릴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단초점 백내장 수술 후 추가 시력교정을 원할 때도 수술이 가능해 비교적 높은 비용을 지출해서라도 찾는 사람이 많은 수술법이다. 많이 아는 노안 수술용 렌즈로 알티플러스가 있다.
최태훈 누네안과병원 시력교정센터 원장은 “노안 라식 역시 일반 라식과 다르지 않게 조건과 안정성이 비슷하다”면서, “교정량이 많지 않거나 각막에 문제가 없다면 노안 라식을, 각막이 너무 얇거나 교정량이 많다면 노안 렌즈삽입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또한 백내장이 있다면 백내장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 후 시력교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