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으로 신사업 늘리는 증권사들

지난 3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오른쪽 세번째), 이종승 하나증권 부사장(오른쪽 네번째), 레 응옥 람 BIDV은행장(오른쪽 여섯번째), 응우엔 쥬이 비엔 BSC 대표이사(오른쪽 다섯번째)를 포함한 양사 관계자들이 체결식이 끝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증권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증권사들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부진한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경제성장률이 높은 베트남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3일 베트남 1위 국영은행(BIDV) 자회사인 BIDV Securities(BSC증권)와 신사업 확대, 디지털 전환, 하나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지화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 없는 만큼 하나증권의 ‘원큐스탁’과 비슷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이나 투자은행(IB) 등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할 계획이다.

 

 베트남에 진출해 법인을 설립한 미래에셋·한국투자·신한금융투자·KB·NH투자·한화투자증권 등도 베트남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베트남 최초의 외국계 종합 증권사 ‘MAS 베트남’을 설립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MTS 등을 구축해 영업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현지법인 ‘KIS베트남’을 설립,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 지정참가회사(AP)·유동성공급자(LP) 업무 자격을 취득하며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자산운용사 ‘드래곤캐피탈자산운용’과 ETF 협약도 체결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2015년 베트남 현지법인 ‘남안증권’을 인수해 이듬해 ‘신한금융투자 베트남(SSV)’를 출범했다. SSV는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구조화금융,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을 영위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함한 대체투자 시장 개척, 디지털 트렌드에 적합한 투자처 발굴 등을 향후 목표로 제시했다.

 

 KB증권은 지난 2017년 베트남 현지법인 ‘메리타임증권’을 인수한 후 ‘KB증권 베트남법인(KBSV)’를 출범하며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발행인수, 자문업무 등 4가지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베트남 법인(NHSV)에서 브로커리지 업무를 중심으로 채권 중개와 IB 사업 강화로 발을 넓히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 하노이에 소재한 ‘HFT증권’을 인수해 2019년 파인트리 증권을 설립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납입자본금은 약 494억원을 기록했다. 소형 온라인증권사로 MTS 플랫폼 기반 브로커리지, 신용 공여 서비스 등이 주력 사업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을 선택한 주요인으로는 높은 ‘성장성’이 꼽힌다.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2030세대의 디지털 모바일 거래가 급증하는 것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베트남에선 지난 2000년 호치민, 2005년 하노이 거래소가 연이어 개설됐다. 거래소 개장 시기가 20여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여전히 개인투자 비중이 90%에 달하며, 기업금융 등 신규 영역에 대한 발화가 늦어 성장 여력이 크다.

 

 올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이 감소돼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략도 담겨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높은 성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베트남을 사업 전략 요충지로 여기고 투자 역량을 늘리려는 추세”라며 “향후 베트남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증권사들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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