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장들 국감 줄줄이 증인석에'…횡령·테라사태 집중 추궁

가상자산거래소 과도한 수수료 수입·시세조작 의혹 추궁 예상
대형 횡령사고 등 은행권 부실한 내부통제시스템 질타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주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이 다음달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줄줄이 증인석에 선다. 금융위원회 국감에선 가상자산 시장 관련 주요 현안 및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논란에 대한 질의가, 금융감독원 국감에선 은행권 횡령사고 등 내부통제의 미흡함에 대한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28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전날 오후 여야 합의로 2022년 국감 증인 39명 및 참고인 5명 등 총 44명의 출석명단을 확정했다.

 

 우선 가상자산거래소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다음달 6일 금융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에 대해선 수수료 수입 및 투자자보호센터 운영 관련 질의가, 이정훈 빗썸 창업주를 향해선 아로와나토큰 시세조작 의혹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정무위는 신현성 차이홀드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겐 가상화폐 테라 및 루나 코인 사태의 책임을 따져물을 계획이다.

 

 이승호 삼성생명 부사장도 증인으로 국감장에 출석한다. 정무위는 이 부사장에게 삼성전자 주식 시가평가와 관련한 질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총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게 하자는 게 골자인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자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8.51%의 대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과거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며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인수를 결정했던 현 김승유 쏘카 사외이사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정부 측 대리인단에 소속됐던 김갑유 법무법인 피터앤김 대표변호사는 증인으로, ‘론스타 전문가’로 꼽히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고인 자격으로 국감장을 찾는다.

 

 정무위는 같은달 11일 열리는 금감원 국감에선 5대 시중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부른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이 대상이다.

 

 정무위는 은행장들에게 횡령, 유용, 배임 등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 내부통제 강화 방안 및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대규모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은행권을 향해선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 횡령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15개 은행에서 지난 2017년 이후 발생한 횡령사고의 규모는 912억원에 이른다.

 

지난 2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종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사고와 관련한 내용도 국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최근 12개 은행을 일제히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총 72억2000만 달러(약 10조 2000억원) 규모의 송금에 대해 이상 외화송금을 의심사례라고 파악했다. 이 밖에 같은 날 금감원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구도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는 한화생명 자회사 설립에 따른 한화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강제 퇴사종용 및 보험설계사 잔여수수료 미지급과 관련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을 국감장에 부르는 걸 두고 실속이 있냐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를 증인으로 불러세운 국감이 자칫 ‘호통 국감’, ‘망신주기용 국감’으로 변질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