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머니무브 가속’…한 달 새 은행 정기예금 56조 늘었다

통계 작성 이래 은행 정기예금 증가 폭 최대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연 5%대 육박

국내 한 은행의 서울 시내 영업점에 부착된 정기예금 홍보물. 사진=오현승 기자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달 은행 정기예금의 잔액이 56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증가 폭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금리가 뛰면서 시중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대출은 회사채시장 위축 영향으로 한 달 새 14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2022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6조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5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은 지난 8월 21조2000억원, 9월 37조4000억원 늘었는데 지난달엔 9월보다도 증가 규모가 19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 2002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31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금리 인상기 은행 정기예금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3월 연 1.93%에서 올해 4월 연 2.10%를 기록하며 연 2%대로 올라선 뒤, 7월엔 연 3.3%을 기록하며 연 3%대까지 상승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9월 들어선 연 3.83%까지 올랐는데, 최근 들어선 이 수치가 연 4%대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반 년 새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포인트가량 급등한 것이다.

 

 국내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주력 상품의 금리는 연 5%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4.96%에 이른다. 이 밖에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연 4.90%)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연 4.85%),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 및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연 4.70%) 의 금리도 연 4% 중후반대까지 올랐다.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이 급증한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은 44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기업 및 가계 자금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가계대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중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000억원 줄었다. 10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되고 기타대출 감소 폭이 다소 줄면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대폭 증가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13조 7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10월 기준으로 지난 2009년 6월 속보치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시장의 위축 영향으로 대기업의 은행 대출 활용 증가 등으로 높은 수준의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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