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인상]‘고금리 공포’ 현실, 가계 빚 부담 가중되나

10년 4개월 만에 최고금리…경기 위축 우려
대출금리·주담대 등 상승 전망…속도조절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고금리 공포’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10년 4개월 만에 금리가 최고 수준까지 오른 만큼 경기 위축으로 인한 가계 빚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0.25%포인트(p) 인상한 3.25%로 결정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는 상승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은행권은 수신금리 경쟁에 적극 나섰고 회사채 시장 경색도 장기화되고 있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상품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돼 산출되는데 코픽스는 올 하반기부터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금통위가 열리지 않았던 지난 6월과 9월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오름폭은 각각 0.40%p, 0.44%p로 이미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던 지난해 하반기와 지난 상반기 대비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레고랜드 사태 영향으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채권 금리도 뛴 상태다.

 

 신용대출금리도 우려되긴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취급된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의 총 평균금리는 6.44%로 지난 9월(5.85%)에 비해 약 0.59%p 올라 집계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했을 때 181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7조1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p 만큼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이 불어날 전망이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면 현재 상단이 8%에 육박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내년에는 10%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2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3분기 주담대는 전분기 대비 6조5000억원 늘어난 100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잔액으로는 전분기(1001조4000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역대 최소인 3.7%에 그쳤다.

 

 한은은 주택시장 부진에도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3분기 중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0만8000호로 전분기(17만2000호) 대비 감소한 반면, 전세 거래량은 30만8000호로 올해 매분기마다 30만호를 웃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최종금리가 최소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빚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긴축 기조로 한은 역시 내년 초까지 긴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은의 최종금리가 3.5~3.75%까지 인상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경기에 미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내년 경기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는 조금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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