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속인상]부동산 시장 심리 위축…‘규제완화’vs‘금리인상’ 시소게임 본격화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최초로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연초 대규모 규제완화 정책으로 거래 회복 등을 기대했던 부동산 시장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상수요소로 자리매김한 금리인상 보다는 경기침체와 역전세난 심화 등의 요소가 부동산 시장 심리회복의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연 3.50%로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 7번 연속 기준금리가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만큼 기존금리 인상때 만큼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은 증가하고 수요자는 이를 악재로 인식하는 등 주택구입 자금조달을 위한 여신환경은 여전히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연초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규제완화와 금리인상 간의 시소게임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상이 초래한 대출이자 부담 증가, 그리고 이로인한 부동산 시장 거래 침체는 이미 지난해 금리인상기조가 시작된 시기부터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역대급 거래절벽 속에 이른바 ‘영끌매입‘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비중은 평균 30% 밑으로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량 28만359건 중 20대와 30대가 매입한 경우는 7만9485건으로 28.4%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평균치인 31%에 비해 2.6%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전국 아파트 2030 매입 비중은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20년에는 29.2%, 2021년에는 30%를 돌파한 바 있다. 다만 금리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이와함께 건설자재 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집값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2030세대의 주택 매수 비중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특례보금자리대출 등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한 다양한 상품들을 눈여겨볼 것을 당부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인상 변수는 이제 상수에 가깝다. 다만 앞으로 추가인상은 없거나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이제는 금리인상보다는 경기침체나 역전세난 심화 여부가 부동산시장의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호재인 ‘전방위 규제 완화’와 악재인 ‘금리 인상’이 서로 시소세임을 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힘겨루기가 심해질 것”이라며 “설 이후에는 낙폭이 심했던 지역에서 특례보금자리대출의 수혜를 받는 중소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일부 이뤄질 것이다. 다만 매수심리가 여전히 바닥권이어서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매물 소화과정일 뿐 시장 반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초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 청약, 세제 정책완화로 주택가격의 낙폭이 줄고 일부지역의 매물회수도 발생했으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위축 우려,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겹치며 거래시장의 단기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변동금리 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는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으로의 대환대출 등을 검토하는 것도 현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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