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카지노’의 최무식은 왜?…세금 체납자의 실제 출국금지 사례는

 화제의 OTT 드라마 ‘카지노’의 주인공 최무식(최민식)은 불법 카지노바를 운영하며 거액의 세금을 탈루, 필리핀으로 잠적하지만 국세청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된다. 최무식과 통화 연결에 성공한 국세청 팀장은 “세금을 내지 않으면 여권 말소는 물론 인터폴 적색수배자가 된다”며 서둘러 입국해 체납액을 해결하라고 설득한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정말 출입국 금지 조치를 받게 될까?

 

 아이들의 학업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서 한국에서 사업을 하던 A씨는 2년 전 실시된 세무조사에서 많은 세금을 부과 받았다. 본인의 능력으로는 세금을 더 이상 납부할 수 없게 된 A씨는 사업을 접고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제도권에서 근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A씨는 일용직 노무를 전전하며 어렵게 돈을 모았고, 코로나 기간 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출국을 준비했다.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받던 중 A씨는 생각지도 못한 출국금지 자로 분류돼 출국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각 지방국세청장, 세무서장 또는 체납징세과장은 국세체납액이 5000만원 이상인 자로서 재산을 은닉하거나 강제징수를 회피하려는 정황이 있는 몇가지 이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구비해 출국금지를 요청한다. 첫째, 배우자 또는 직계비속이 국외로 이주하거나 3년 이상 장기체류를 한 경우. 둘째, 명단이 공개된 고액, 상습체납자. 셋째, 사해행위 취소소송이나 제3자와 짜고 한 거짓계약에 대한 취소소송 중인 사람, 넷째, 미화 5만 달러 상당액 이상의 국회자산이 발견된 사람. 그리고 출국금지 요청일 현재 최근 2년간 미화 5만달러 이상을 송금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A씨의 경우 어찌보면 억울할 수도 있지만 가족들이 모두 3년 이상 해외에 장기체류 중이어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릴 수도 있기 때문에 출국금지를 당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출국 금지를 당한 체납자는 내국인의 경우 최대 6개월, 외국인의 경우 최대 3개월 동안 출국 금지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출국금지 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출국금지가 해제 되지만 금지기간 경과 후에도 계속해서 금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그 기간 만료 1주일 전에 출국금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출국금지 기간이라도 강제징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국외 도피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해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국외에 거주하는 직계존비속이 사망해 출국하려는 경우. 둘째, 국외건설계약의 체결, 수출신용장 개설 외국인과 합작사업 계약 체결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출국하려는 경우. 셋째, 본인의 신병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로 제한된다. 

 

 이렇게 체납자의 출국금지를 하는 사유를 보면 그 취지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하려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해제 사유 또한 가족의 사망이나 신병치료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해외에서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만 해제 사유가 된다. 

 

 외국인이 세금을 내지 않고 출국해도 불이익이 따른다. 세금을 내지 않은 외국인이 추후 국내 재입국을 위해서 체류관련 각종 허가나 심사를 받게 되면 국세청은 체납정보를 법무부에 제공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거주자로 판단돼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던 외국인이 출국일과 세금신고일과의 차이를 악용해 체납 후 해외로 출국하는 경우 세금을 영구적으로 징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언젠가 한국으로 여행 또는 재취업의 목적으로 돌아 올 경우를 대비해서 체납자의 인적사항을 통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세청은 체납국세를 징수하기 위해 출국금지 또는 외국인에 대한 체납정보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혹시라도 국세가 체납된 경우 이러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본인이 처한 환경에 맞는 납세유예나 납부기한의 연장등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방준영 세무회계 여솔 대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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