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카드 결제 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연체율은 2%대를 넘어섰다. 이는 카드값을 제때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가계부채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의 리볼빙 서비스 연체율은 평균 2.38%를 기록했다. 연체총액은 1500억원이다. 장기대출인 카드론의 연체율은 평균 2.13%, 연체액은 7600억원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서비스의 수수료율은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해 자칫하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하지만 당장 카드값을 상환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면서 2021년 1분기 기준 5조5400억원이었던 리볼빙 이월잔액은 올 1분기 기준 7조3400억원으로 2년 만에 32.5%나 증가했다.
카드사별 연체율과 연체액도 늘고 있다. 올 1분기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2.96%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1분기(1.94%) 대비 1.0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다음은 우리카드가 2.85%, 신한카드 2.54%, KB국민카드 2.27%, 롯데카드 2.24%로 모두 2%를 넘었다.
2021년 1분기 13조원 수준이었던 카드론 이용 누계액은 올 1분기 10조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이 기간 연체액은 62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올 1분기 기준, 카드사별로 카드론 연체율을 보면 신한카드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2.04%)와 비교하면 0.96%포인트나 올랐다. 2년 전(2021년 1분기) 대비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로 1.23%에서 올 1분기 2.14%로 0.91%포인 늘었다. 이 기간 현대카드의 경우 2.71%에서 2%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사 전체 연체율은 평균 1%를 기록한 가운데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의 연체액과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의 위험 신호가 빠르게 점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카드론과 리볼빙 서비스 연체율이 평균 2%를 넘어서고 일부 카드사에서는 3%를 넘어서는 등 계속해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대손충당 적립률을 늘리는 등 관리를 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연체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금리 카드론에 대한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리볼빙 위험성 안내를 강화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