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로 향하는 금융권]보험업권, 늘어나는 돌봄 수요에 요양 사업 개척도

게티이미지뱅크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년기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부모 세대는 자식에게 부담 주지 않고, 자식들은 부모를 직접 돌보지 않지만 안정적인 케어를 할 수 있는 요양시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요양 사업, 시니어케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사업을 넓히고 있으며,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 지주계열의 생명보험사 중심으로 자회사를 통해 요양·시니어케어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보험사가 요양·시니어케어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찾기와 지속 가능한 경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된다는 의미로, 이 시장을 선점해야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진다”면서 “특히 요양 및 시니어 케어 사업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본처럼 요양업무의 디지털화와 데이터 활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보험개발원은 "요양사업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간병보험과 요양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보험업과 요양사업 간 시너지 창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일찌감치 요양사업에 뛰어든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0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를 승인받아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프리미엄 복지주택인 ‘평창카운티’를 설립했다. 첫 번째로 선보이는 실버타운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생활, 가사, 건강, 문화 여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규모는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까지 총 7층이며, 총 164세대로 조성했다. 내년에는 은평빌리지·광교빌리지·강동빌리지(가칭)를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 KB 평창 카운티 조감도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사업 진출을 계기로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며, 노후를 대비하는 생명보험업과 요양사업의 고객, 서비스, 상품 등에 대한 시너지를 창출해 기존 보험사들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신한라이프도 시니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내년 하반기 경기도 하남에 1호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고, 현재 설계 단계에 있다. 약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도시형 요양시설로 건립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신한금융그룹과 연계해 ‘시니어 사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것으로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물리적인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문화·예술, 레저스포츠, 의료·헬스케어 등 생활 지원 서비스를 아우르는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새로운 기준을 적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라이프는 요양시설을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으로 2026년에 2호점, 2027년 은평구에 요양시설을 개소할 계획이다.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도 요양사업 진출을 위해 사업단을 꾸려 검토하고 있다. 현재 베이비부머가 노인세대에 진입한 상태라 요양,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노인 인구 대비 실버타운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노인 인구 대비 실버타운 이용률은 미국 2.0%, 일본 1.6%지만, 한국은 0.3%에 불과하다. 이에 협회는 개인의 소득, 건강 등을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 유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건물·토지 소유권을 확보하거나 공공으로부터 임차해야 하기 때문에 부지 마련에 대한 자금이 부담되는 상황이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들의 시니어케어 시장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 개선을 마무리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요양시설의 건립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보험사의 요양사업 실행력을 제고하고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도록 보험상품과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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