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지지 않는’ 편의점, 안전 플랫폼으로 부상

이마트24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차량용 페달 블랙박스의 모습. 이마트24 제공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 보다 많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택배·배달 노동자들의 쉼터로, 실종 아동 보호소로 활용되는가 하면 사고 예방에 필수인 안전 상품까지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30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5만5200개가 넘는다. 미국 CNN 방송은 한국의 편의점 문화를 보도하며 “인구 950명당 1개꼴로 편의점 매장이 있는 셈”이라며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전했다. 편의점이 단순 먹거리 판매뿐 아니라 각종 간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강조했다.

 

 편의점은 생활 밀접 서비스 업종으로서 사회 안전 지킴이 역할도 수행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17년부터 경찰청과 손잡고 전국 1만7000여개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길을 잃은 어린이와 치매환자, 발달장애인 등을 CU 점포에서 보호하고 경찰, 가족에게 인계해주는 실종 예방 시스템 ‘아이CU’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CU를 통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례자는 160여명이 넘는다.

 

 CU는 이를 넘어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협의체 ‘아이CU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나섰다. 정부·지자체, 민간 기관, 기업들과 협력해 아동 안전 사회공헌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CU 얼라이언스 1호 기업은 국내 대표 엘리베이터TV 운영사 포커스미디어코리아다. 강력한 매체력을 앞세워 아동 안전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경찰청 등과 손잡고 ‘아동안전지킴이집’, ‘여성 안심 지킴이집’, ‘치매 등대지기’, ‘보이스피싱 예방 플랫폼’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간 1000만개 넘게 판매되는 자체브랜드(PB) 제품인 춘식이우유 패키지를 통해 아동∙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문 등 사전등록’ 제도를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GS25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보여지는 계산기(POS) 화면에도 해당 제도 안내문을 송출한다.

 

 편의점은 이동 노동자들이 무더위 온열질환을 피할 수 있도록 쉼터 역할도 수행한다. 올해 CU·GS25 점포 58곳이 서울시 기후동행쉼터로 개방됐다. 이마트24는 서울노동권익센터, 우아한청년들과 손잡고 서울시 내 편의점 900여곳을 라이더 쉼터로 활용하기로 했다.

 

 사고 발생 시 안전을 지켜주는 이색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급발진 교통사고 우려가 커진 상황을 고려해 편의점 업계 최초로 ‘페달 블랙박스’ 판매를 시작했다. GS25는 자동차 사고 시 화재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차량용 소화기’를 선보였다. 내달 6일까지 ‘우리동네GS’ 앱에서 사전예약으로 판매한 뒤 9월 초부터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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