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로 본 가전시장…내 삶에 들어온 ‘AI홈’

독일서 열린 IFA2024, 글로벌 기업들 AI 가전 각축전
LG전자 '씽큐온' 첫 선…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등
중국·유럽 가전기업도 AI 탑재 신제품 속속 선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LG AI홈의 핵심 디바이스 ‘LG 씽큐 온’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24는 글로벌 가전공룡 간 인공지능(AI) 기술을 둔 치열한 경쟁의 장(場)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선두업체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도 AI홈 구축을 위한 자사의 신기술을 뽐냈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AI홈의 핵심 허브 ‘LG 씽큐 온’(LG ThinQ ON)을 최초로 공개했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은 지난 5일 IFA 2024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연내 AI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홈은 소비자가 생성형 AI와 일상 언어로 대화하면 AI가 이용자와 공간을 이해해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이용자가 “하이 LG, 나 이제 잘래. 작동 중인 제품이 있으면 모두 꺼 줘”라고 말하면 AI가 대화 맥락을 이해해 상호작용을 한다. LG전자는 씽큐 온에 목소리로 동작하는 아날로그 소통 방식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상황을 판단해 건조기 작동 종료 여부를 물어보고, 취침 모드에 맞춰 다른 가전의 전원을 끄거나 절전 모드로 설정하는 식이다.

 

 AI기능이 없어도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가전이라면 씽큐 온과 결합해 AI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가전을 새로 살 필요 없이 씽큐 온에 연결되는 센서만 구매해 기존 가전으로 합리적인 AI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AI홈 구축 구상을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7일 IFA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AI가 연결된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초개인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에 연결 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2024에서 유럽형 ‘비스포크 AI 콤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 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하는 ‘AI 맞춤 코스’로 불필요한 물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스마트싱스’ 앱에서 ‘AI 절약 모드’로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를 추가 절감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전시회에 출품해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장 김만영 부사장, 프란치스카 기페이 베를린 상원의원,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왼쪽부터)이 ‘IFA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IFA2024에선 글로벌 기업의 AI 가전 확장 움직임도 감지됐다. 하이센스, 하이얼, 메이디 등 중국 기업들은 대형 부스를 설치하며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한 예로 하이센스는 AI 기반 음성 비서가 탑재된 스마트 냉장고와 이동형 AI 홈 허브 ‘할리’를 공개했다. 튀르키예 가전기업 베스텔은 집 안의 가전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하는 ‘베스텔 스마트 라이프’를 전시했다. 독일 밀레는 ‘AI 진단’ 기능을 갖춘 세탁기와 의류 건조기를 선보였다. 향후 이용자의 세제 사용 습관을 분석해 적정 사용량을 제시하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쉬는 에어프라이어에 AI를 도입했다. AI가 요리의 갈변을 감지해 베이킹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게 특징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