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쇼핑 한 번에…쇼핑몰 ‘몰링’에 힘준다

- 쇼핑과 여가활동을 함께 즐기는 '몰링 트렌드'
- 스타필드 마켓 죽전부터 롯데백화점 인천점까지

이마트 죽전점이 미래형 마트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재탄생했다. 1층 중앙에 마련된 ‘북 그라운드’에서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올해 여름은 역대급 무더위에 몰캉스와 백캉스가 특수를 누렸다. 쾌적한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에서 바캉스를 즐긴다는 뜻으로 식당가와 팝업스토어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각광받았다. 이는 쇼핑과 여가활동을 함께 즐기는 ‘몰링(Malling)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신나게 놀고,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요소를 매장에 배치해 전반적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휴식과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미래형 마트 모델을 제시한다. 마트의 본질인 ‘그로서리(식료품 잡화 판매)’를 강화한 것은 물론, 대규모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의 방문객 친화형 공간 기획능력을 결합했다.

 

 이용자들이 문을 열면 눈앞에 펼쳐지는 1층 중앙을 스타필드의 상징인 ‘별마당 도서관’ 무드의 북그라운드로 조성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이 곳곳에 전시돼 있고 편안한 라운지 가구가 배치돼 휴식을 즐기기 좋다. 북그라운드 뒤로는 이마트 입점 매장 중에서 가장 넓은 규모의 스타벅스 매장이 펼쳐진다. 각종 행사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도 마련됐다. 2층에는 가족 방문객을 겨냥해 키즈 패션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25평(약 82㎡) 규모의 키즈 쉼터를 배치했다.

 

 식품시설(F&B)도 몰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최근 오락가락한 날씨와 외식물가 상승으로 쇼핑몰 식당가와 푸드코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천호점·미아점·목동점·중동점·킨텍스점 등 주요 6개 점포의 8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식당가 및 푸드코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7% 늘었다. 해당 6개점은 주변으로 대단지를 끼고 있는 ‘슬세권(슬리퍼+세권)’ 점포들로, 무더위에 가까운 백화점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특수를 맞았다. 현대백화점이 지역 상권 맞춤형으로 식품관을 개편한 노력도 맞물렸다. 부천시에 있는 현대백화점 중동점의 경우 4월 식품관을 ‘푸드 파크’로 리뉴얼 오픈하면서 가족단위 방문객을 타깃으로 하는 ‘텍사스 로드하우스’, ‘이탈리’, ‘호우섬’ 등을 새롭게 입점시켜 호응을 얻고 있다. 같은 기간 중동점 식품관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9.5% 상승해 전체 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월 강남점 식품관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열어 흥행에 성공했다. 강남점 스위트 파크는 오픈 이후 월 평균 11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구매 이력이 없던 신규 이용자의 비중이 28%로 전사 평균(16%)을 크게 웃도는 등 강력한 집객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7월에는 대구신세계에도 스위트파크를 열어 식품관 리뉴얼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해 12월 지하 1층 식품관을 미래형 식품관 1호점인 ‘푸드 에비뉴’로 새롭게 선보였다. 고소득 주거인구 비율이 높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고급 식료품점인 ‘레피세리’를 조성하고 2000여종의 와인을 모은 ‘엘비노’도 마련했다. 60여개 이상의 국내외 유명 맛집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맛집 탐색을 즐기는 2030 신규 방문객 수가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온라인 전자상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