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도 안 하네”…초저가 경쟁 뜨거운 유통가

한 소비자가 세븐일레븐의 5000원 미만 가성비 도시락 ‘맛장우도시락 올데이뷔페’를 살펴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최근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물가 안정’이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점심값 부담에 편의점 도시락 중에서도 5000원 미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요노(YONO, 오직 하나만 산다)’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22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씨유(CU)에서 5000원 미만 도시락의 비중은 2019년 31.8%, 2020년 29.7%, 2021년 28.2%, 2022년 28.0%, 지난해 27.8%를 기록하다가 올해 30.2%로 뛰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체 측은 풀이했다.

 

 가공식품군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CU가 올해 초 선보인 880원 컵라면, 990원 스낵은 총 110만개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선보인 1000원 두부도 출시 보름 만에 3만여개가 판매되며 품귀현상까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000원 이하 상품의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27.3% 올랐다. CU는 컵밥, 컵요리 등 4000원 안팎의 간편식 10종을 내달까지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장바구니 부담 해소에 기여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도 배우 이장우와 협업한 간편식 시리즈 ‘맛장우’ 라인업에 5000원 이하 상품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 동안 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가격까지 낮추며 가성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맛장우도시락 올데이뷔페’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즐겨 찾는 한식 뷔페식당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반찬들을 담아 4700원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또한 MZ세대 요노족을 위해 7월부터 계란, 두부, 빵, 파우치음료 등 식탁물가에 체감이 큰 생활필수품을 위주로 ‘착한 시리즈’를 기획해 선보여왔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착한 시리즈 매출은 첫 출시 시점인 7월 1~7일과 비교해 80%가량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16일 선보인 ‘천원맥주’는 2주만에 35만캔이 판매됐다.

 

 롯데마트는 최근 짠물 쇼핑족을 위해 시세 대비 40% 저렴한 시금치를 선보이고 노르웨이 생연어를 연중 최저가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물가 안정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오는 25일까지 1000원대 가성비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지난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햇꽃게’가 900원대, 구이용으로 인기가 좋은 ‘척아이롤’이 100g당 1980원이다. 롯데마트∙슈퍼 단독으로 판매하는 ‘국민맥주 라거편(500㎖)’은 1캔에 1800원이다. 6캔 구매 시 9960원으로 1캔에 1660원까지 내려간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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