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만기가 3년 이상인 정기예금 가입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은행권 수신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나마 높은 수준의 이자를 장기간 받을 수 있는 3년 이상의 정기예금에 가입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예금은행의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31조6064억원을 기록해 전월 말(31조534억원)보다 5530억원 증가했다.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26조216억원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10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보다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의 잔액 증감은 월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어느 정도 이미 반영하면서 금리가 높지 않게 책정됐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수신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면서 3% 예금금리라도 가입하기 위한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물가가 안정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전날 회의에서 “물가 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 선을 넘었던 정기예금 금리도 3%대로 내려앉았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을 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70~3.45% 사이다.
한편 저축은행업계는 정기 예금 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에 맞춰 시중은행에서 보기 어려운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자금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4.01%의 정기예금 상품 ‘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 특별판매를 진행 중이다. 바로저축은행도 연이율 4.20%의 12개월짜리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동양·엠에스·HB·안국·대한·상상인플러스·스마트·조은저축은행 등 9곳에서 연 4% 이상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들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3.71%로 나타났다. 매월 2일 기준으로 평균 예금 금리가 3.7%대를 회복한 것은 5개월 만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