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여파…SK텔레콤서 사흘간 2만8000명 이탈

유입보다 이탈이 더 많아 사흘간 1만여명 순감
SKT, 방통위에 KT 신고하는 등 경쟁 과열 조짐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2만8000여명이 번호 이동해 총 1만여명이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유지되는 오는 14일까지 번호 이동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매장에 고객 감사 패키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부터 오는 14일까지 번호 이동하는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동통신사 간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후 사흘간 총 2만8000명이 이탈했고, 순감 규모는 1만여명에 달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탈한 가입자 수는 1만748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18일 해킹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가입자가 가장 많이 이탈한 5월3일(2만2404명) 이후 최대 규모다. 다만 이는 개통 전산이 운영되지 않은 6일 개통 건도 포함된 수치다.

 

전날 SK텔레콤에서 KT로의 이동이 8336명, LG유플러스로의 이동이 9152명으로 집계됐다.

 

첫날인 5일에는 SK텔레콤에서 1만660명이 번호 이동했고, 순감은 3865명으로 집계됐다. 7일에는 번호 이동 규모가 증가하면서 순감이 6675명으로 늘었다. 불과 사흘만에 1만540명의 가입자가 증발한 것이다.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면서 대규모 번호이동이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4일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이버 침해 사건에 있어 SK텔레콤에 귀책 사유가 있다며 위약금 면제 규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SK텔레콤은 같은 날 위약금 면제 등 내용을 담은 보상안을 내놨다.

 

위약금 면제 대상은 4월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통신사를 변경했거나 변경하려는 가입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이탈 추세는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텔레콤 이탈자를 유치하기 위한 KT와 LG유플러스의 마케팅 공세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통신 3사 마케팅 임원을 불러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불법행위 적발 시 조사 등 관련 조처를 할 것임을 공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SK텔레콤은 전날 방통위에 KT의 불법 보조금 살포와 소비자 불안감을 조성하는 마케팅 행태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신고서를 제출했다. 최근 한 KT 유통점에서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서 나중엔 내 인생이 털리는 것’,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위험한 선택’, ‘이번에 안 바꾸면 나중에 내 결정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겪게 된다’ 등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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