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택배기사 사망 이어져… 업계, 의무휴식·휴가독려

-택배노조 “닷새간 3명 숨져, 긴급조치 필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택배노동자 긴급 폭염대책 및 택배없는 날 시행 촉구공동 기자회견에서 택배노동자 폭염대책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폭염이 닥친 이달, 택배 현장에서 3명 대리점 소장과 택배기사가 잇달아 숨진 가운데 택배업체들이 근무 시간 탄력 운영, 휴식 시간 의무화,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11일 쿠팡은 영업점 소속 배송 기사들이 여름휴가를 갈 수 있도록 대체 인력 투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최근 폭염과 사망 간 인과관계는 불명확하지만 잇달아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긴급조치를 전날 촉구한 바 있다.

 

CJ대한통운도 혹서기 기간 모든 작업장에서 근무시간 1시간마다 10분, 혹은 2시간마다 20분의 휴식시간을 의무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으면 의무 휴식을 권고하지만, CJ대한통운은 온도와 무관하게 모든 작업장에서 휴식권을 반드시 지키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택배기사들에게 자율적으로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지연배송 책임도 묻지 않기로 했다.

 

한진도 “전국적 폭염으로 일부 지역에서 배송이 일시 지연될 수 있는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며 “택배기사 및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대전메가허브 터미널에 냉방기를 증설했고 작업장 온도가 영상 33도를 초과할 경우 ‘50분 근무, 10분 휴식’ 원칙을 적용한다. 또 추가 허브터미널을 가동해 택배기사의 오전 근무 가능 시간을 늘리고, 가장 무더운 시간대를 피해 배송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근무시간 운영에 나선다.

 

쿠팡의 물류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지난 2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달 전국 영업점에 배송 기사 휴가 독려 이메일을 발송했다. 영업점이 요청하면 기존 배송 기사가 쉬는 날 직고용 배송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CLS는 여름휴가 사용 독려 캠페인을 통해 휴가 사용률이 높은 영업점을 시상할 계획이다.

 

CLS 관계자는 “앞서 대리점별로 대체 인력을 운용하는 백업 기사 시스템을 도입해 배송 기사들이 주5일 또는 주4일 근무만 하고 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며 “주6일 배송을 선택한 주간 배송 기사도 반기마다 최소 한 차례 이상 쉬는 의무 휴무제를 올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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