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장 인수가 완료되면 단계적 증설을 하고 국내 생산시설도 신규로 확보하겠다.”
19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나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일라이 릴리 미국 공장 증설 및 향후 활용 계획, 국내 신규 생산시설 투자 계획, 203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41종 확보, 비만 치료제를 포함한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등 청사진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 확보를 앞뒀다. 지난 9월 현지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뉴저지 주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4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다. 회사는 연내 인수절차를 끝마치고 내년 1월 운영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서 회장은 미국 공장 인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의약품 품목 관세를 발표한 뒤에도 무관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 따라 한국산 의약품 제품에 대한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했다. 품목별로 제네릭(복제약)은 무관세가 유지되지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관련 사항은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인 셀트리온이지만 현지 생산시설이 마련되면서 관세에 더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게 서 회장의 말이다.
아울러 회사는 미국 공장 인수 완료 즉시 단계적 공장 증설로 최대 생산량(캐파)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5년간 7000억원을 들인다. 이에 따라 센트리온은 미국 공장 인수와 운영, 그리고 확장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 생산시설도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송도 캠퍼스 내 건설 중인 액상 완제의약품 공장은 물론 향후 원료의약품 공장(인천 송도), 완제의약품 공장(충남 예산), 사전충전형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을 건설할 계획이다. 약 4조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국내외 투자 균형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주력 성장 동력인 바이오시밀러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허가를 확보한 11개 제품을 포함해 2038년까지 총 41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목표로 삼았다. 기존의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영역에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토피 피부염, 혈우병, 천식, 발작, 면역항암 등 새로운 영역의 치료제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신약 개발에도 힘쓴다. 비만 치료제도 그 중 하나다. 이날 서 회장이 언급한 ‘경구용 4중 작용 비만 치료제’는 1개 약물로 4개 대사·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해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포함한 2중-3중 작용제가 대부분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비만신약 후보물질(CT-G32)을 토대로 최초의 4중 타깃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서 회장은 “비반응 비율은 5% 이하, 체중 감소율은 약 25%가 될 것이며 근육 감소 등 부작용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