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포츠 시즌에는 외상 환자가 증가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평소보다 뻣뻣해지고, 반응 속도도 둔해진다. 같은 동작을 해도 몸이 즉각적으로 따라오지 못해 착지나 방향 전환에서 균형이 무너지고, 그 순간 발목이 꺾이면서 인대가 손상될 확률이 커진다.
인대는 뼈와 뼈를 이어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구조물인데, 겨울에는 지면이 미끄럽고 운동 강도는 올라가면서 인대파열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중에서도 흔한 부상이 발목인대파열이다.
발접질렀을 때 대부분은 “삐끗했나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발목통증이 오래가거나 붓기가 쉽게 빠지지 않으면 단순 염좌가 아니라 인대파열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조일엽 서울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특히 스키·보드처럼 빠른 속도에서 넘어지거나, 농구·축구처럼 점프 후 착지가 많은 운동에서는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발목 바깥쪽 인대에 큰 힘이 실린다”며 “이때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끊어지면 발목인대파열로 진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증이 심하고 멍이 넓게 퍼지거나, 발을 디딜 때 발목이 “흔들리는 느낌”이 강하면 손상 정도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며 “발목인대파열 증상은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도 염좌는 미세파열 또는 인대가 살짝 늘어난 상태로, 붓기가 크지 않고 통증도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움직일 때 불편감은 있지만 보행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2도 염좌는 부분파열로, 통증과 부종이 뚜렷해지고 피멍이 생기며 정상 보행이 어렵다.
3도 염좌는 완전파열로, 발목이 심하게 붓고 통증이 강하며 체중을 지지하기 어려워 스스로 걷기 힘든 경우도 있다.
문제는 초기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고 해서 회복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발목불안정성으로 이어져 평지를 걷다가도 자주 발목을 접질리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부상 직후에는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손상 부위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쉬게 하며, 얼음찜질로 부기와 통증을 줄이고, 붕대나 테이프로 가볍게 압박해 붓는 것을 최소화한다. 다리는 심장보다 높게 올려 거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얼음은 피부에 직접 대지 말고 수건으로 감싸 저온 화상을 피해야 한다. 다만 응급처치는 ‘악화를 줄이는 단계’일 뿐이다. 통증이 심해 발을 디디기 어렵거나, 2~3일이 지나도 붓기와 통증이 크게 줄지 않거나, 발목이 흔들리거나 불안정한 느낌이 지속되면 빠르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일엽 원장은 “발목인대치료는 파열 정도와 발목불안정성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파열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수술 치료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조기 착용이나 고정(필요 시 깁스 포함)으로 인대가 회복될 시간을 주고, 통증 조절과 부종 관리 후 재활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손상 회복과 통증 완화를 위해 인대강화주사, 체외충격파, 운동도수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통증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운동을 재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파열이 잦거나 발목불안정성이 심해 일상에서도 자주 접질린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경우나 여러 인대가 동시에 손상된 경우, 비수술 치료 후에도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기본이고, 특히 종아리와 발목 주변을 충분히 풀어준 뒤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미끄러운 환경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발목을 지지해주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거에 발목 염좌가 잦았던 사람이라면 보호대나 테이핑을 활용해 안정성을 보완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일엽 원장은 “겨울철에는 추위로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움직이다 발목을 접질리는 경우가 많다”며 “발목통증과 붓기가 2~3일 이상 지속되거나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단순 염좌로 단정하지 말고, 발목인대파열 여부와 파열 정도를 확인한 뒤 상황에 맞는 발목인대치료와 재활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