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자율주행 로봇이 테이블에 음식을 가져다준다. 공항이나 쇼핑몰 등 인파가 몰리는 공간에는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헬퍼 로봇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하지는 않았지만 로봇은 일상생활 곳곳에 이미 스며들어 있다. 단 지금까지는 사람이 정교한 일에 집중하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제조 현장에 적용돼 사람의 자리를 대체해 나갈 전망이다. 국내외 유력 기업들은 사람처럼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속속 공개하며 로봇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로봇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일손을 돕는 것은 물론 인건비 등 생산 비용도 감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을 들어 로봇 도입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에 저항하며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을 방불케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봇 박사’로 잘 알려진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로봇이 거부할 수 없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하므로 사회적인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로봇 연구 현황에 대해 강점을 바탕으로 우수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피지컬 AI를 만드는 것은 데이터고 데이터는 산업 현장에 있다”며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으로서 산업 현장을 갖추고 있고 국내 플레이어도 꽤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 동료’는 벌써부터 산업 현장 곳곳에 스며든 상황이다. 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CTO)로도 활약하고 있는 한 교수는 “실제로 대량 투입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기술검증(PoC)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실증사업을 통해 로봇을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난 뒤부터 진짜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로봇 도입 후 장점을 묻는 질문에 “효율성과 생산 단가 개선은 확실하다. 돈이 되니까 기업 측에서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반대 급부로는 노동자의 일자리가 그만큼 사라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차가 자동차로 대체됐던 과거를 언급하며 로봇 도입을 통한 일자리 감축은 당연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로봇은 다가올 수밖에 없는 미래인데 그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를 국내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현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회사 입장에서는 로봇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직원들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나라 외에는 아직 이러한 논의를 시작한 사례가 없다”며 “위협을 현실로,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 교수는 “휴머노이드가 모든 노동 분야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휴머노이드는 시간차를 두고 스며들듯이 다가올 텐데 기술의 진보에 따라서 벌어질 일들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품 내재화 측면에서는 “국산화는 0 아니면 100인 문제가 아니라, 100점 중에 몇 점까지 받느냐 문제”라며 “휴머노이드 한 대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 중 국산화가 가능한 것은 몇 개인지 파악해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