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변호인단은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내란 특별검사팀은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양형과 사실 인정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항소 방침을 시사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의 선고 직후 입장문을 냈다. 변호인단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최소한의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재판은 한낱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난 1년여 재판 과정과 다수의 증인신문을 통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고 대통령이 국회 표결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상계엄 선포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결단이었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을 인정한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수사 착수 자체가 위법이었고 수사권 없는 공수처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서도 눈을 감았다”며 “진실을 외면하려 했다면 재판은 왜 진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정치인 재판과 비교해 절차적·실체적 판단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다”며 “기울어진 저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법정에서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끝까지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 창구 역할을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명백히 드러난 진실과 헌법, 형사소송법상 법리와 증거 법칙이 무시된 판결”이라며 “특검이 정해놓은 결론대로 판결을 내릴 것이라면 지난 1년간 수십 차례 공판은 요식행위였느냐”고 반문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및 다른 변호인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선고 결과에 대해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형량 산정과 그 전제가 된 사실 인정 부분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장우성 특검보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사실 인정과 양형 부분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항소 여부에 대해서 즉답을 피했지만 판결 내용에 대한 입장 자료를 별도로 내면서 함께 밝히겠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향후 윤 전 대통령 외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 전 장관 등 사건 항소심에서 공소 유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이날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특검 구형량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