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KT 판교 신사옥 건설 중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며 KT에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김경진 부장판사)는 KT가 쌍용건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지난 3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쌍용건설이 KT를 상대로 142억9000만원을 달라며 낸 공사대금 청구 맞소송(반소)은 기각했다.
2020년 8월 KT는 쌍용건설과 834억원에 경기 성남시 KT 판교 신사옥 건설 공사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한 차례 조정을 거쳐 2023년 9월 879억원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쌍용건설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증액을 요청했다. KT는 공사 입찰 및 계약 체결 과정에서 물가 및 환율 변동을 이유로 한 계약금액 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합의한 특약이 있었으므로 증액이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
쌍용건설은 결국 2023년 10월 국토교통부에 건설분쟁조정을 신청했다. 그러자 KT는 대금 지급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2024년 5월 소송을 제기했고 쌍용건설도 같은 해 6월 맞소송을 냈다.
쌍용건설은 특약을 두고는 있지만, 체결 이후 1년 5개월 동안 건설공사비 지수가 27.66%포인트 상승하는 등 예상치 못한 급격한 물가 상승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는 당사자들이 예상할 수 없던 위험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내용으로, 건설산업기본법상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에 해당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약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논리도 펼쳤다.
하지만 법원은 쌍용건설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약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계약금 증액뿐 아니라 물가 하락에 따른 계약금 감액도 배제하고 있으며,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다음 해 공사 물량을 예측해 사전에 원자재를 계약하는 등 위험을 회피할 수단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특약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쌍용건설 측 주장에 대해서도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대유행이 선언돼 최초 입찰 당시 물가변동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고 달리 제한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